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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한정호(유준상)의 탈모가 극을 관통하고 있다.
16일 밤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연출 안판석 극본 정성주)에서 정호는 자신의 머리를 쥐어 뜯은 서봄(고아성)의 아버지 서형식(장현성) 때문에 극도로 화가 났다. 형식이 돌아간 뒤 머리 상태를 체크했는데, 뭉텅이로 빠진 머리카락은 그 어떤 것보다 그를 분노하게 했다.
남 부러울 것 없는 재벌가 태생에 엄청난 브레인에다, 국내 최대 규모의 로펌 대표를 맡고 있는 정호가 갖고 있는 유일한 콤플렉스는 다름 아닌 탈모. 정호는 정수리께 듬성 듬성 비어 있는 머리가 신경이 쓰였다. 급기야는 정수리 셀카를 찍어 형식 때문에 적지 않은 머리가 빠진데다, 자신의 탈모가 꽤 진행됐다는 것을 직면하고는 쓰라린 마음을 가누지 못했다.
곧바로 모발 이식 수술에 대해 검색에 들어간 정호는 멈칫하게 됐다. 모발 이식의 경우 상당한 통증이 동반된다는 정보를 접했기 때문인데, 이 때문에 그는 비서에게 "나 통증에 취약한 거 알잖아. 며칠만 더 생각해 볼게"라며 모발 이식 수술을 보류하기까지 했다.
탈모로 인한 에피소드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지영라(백지연)가 자신을 향해 "좋은 탈모 센터 소개해 드릴까요?"라고 아픈 곳을 건드리자, 정호는 초등학생 마냥 부글부글 끓어 올랐다. 이에 대한 복수의 일환으로 자신이 맡은 영라의 사건에 꽤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그것도 모자라 영라에게 최연희(유호정)에게 사과하라고 사주하기까지 했다.
이밖에 정호는 영라와의 과거로 인해 "서재에서 자라"는 연희의 말에도 꼼짝을 못하고, 손자를 보러 갔다가 아들인 한인상(이준)에게 "손 깨끗이 씻어라"라는 핀잔까지 듣는다.
사실 정호의 탈모, 아내, 아들로부터의 핀잔은 '풍문으로 들었소'의 큰 주제에서 비켜 있는 소소한 에피소드처럼 보이지만 이는 극을 관통하는 주제다. 국내 정재계를 주름 잡는 정호이지만, 그의 가장 큰 고민은 여느 아저씨들과 다를 바 없는 탈모이고, 게다가 통증이 두려워 수술을 망설이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사회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는 그도 아내의 바가지엔 꼼짝 못하고, 아들에게 조차 존경 받지 못하는 장면은 그들이 거대한 저택과 대비되며 한 인간으로서 정호를 더욱 극명하게 드러낸다.
어쩌면 탈모로 괴로워하는 정호의 모습이 '풍문으로 들었소'가 진정으로 시청자들에게 건네고 싶은 메시지의 압축판 일지도 모른다.
[배우 유준상. 사진 = SBS 방송 캡처]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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