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4강 플레이오프는 어떨까.
단 3경기만에 끝난 SK와 전자랜드의 6강 플레이오프. 전자랜드의 업셋은 그들의 철저한 준비와 전투력이 절묘하게 어울린 결과였다. 일방적이었지만, 그 과정은 짜릿했다. 5차전까지 간 LG와 오리온스도 마찬가지. 5차전 종료 30여초전까지도 4강 플레이오프에 오를 팀을 쉽게 예측하지 못했다. 반전에 반전이 거듭됐다. 6강 플레이오프는 명승부가 속출하며 팬들의 관심을 끌어모았다.
이젠 4강 플레이오프다. 18일부터 5전3선승제로 진행된다. 모비스-LG, 동부-전자랜드. 대다수 전문가는 전력만 보면 모비스와 동부가 유리하다고 본다. 하지만, 모비스와 동부가 손쉽게 챔피언결정전에 오른다는 보장은 없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최근 전화통화서 “LG도 체력이 떨어진 것 같은데 붙어봐야 알고, 동부와 전자랜드는 수비력과 분위기 싸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6강 플레이오프처럼 명승부가 속출할 수 있을까.
▲LG 체력이 관건
LG 김진 감독은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한 직후 “매치업은 오리온스보다 모비스가 쉬울 수 있다”라고 했다. LG는 김시래와 유병훈 투 가드 시스템을 즐긴다. 그러나 오리온스가 원 가드(이현민) 외에 4명의 포워드를 가동, 매치업에서 우위를 점했다. 실제 이 부분 때문에 LG가 6강 플레이오프서 고전한 부분은 분명히 있었다. 그런데 모비스 역시 LG와 마찬가지로 투 가드(양동근, 나머지 1명은 상황에 따라 기용)시스템을 사용한다. 김 감독이 말한 ‘쉬울 수 있다’는 이 부분. 매치업을 볼 때 LG는 오리온스보다 모비스전서 유연한 선수기용이 가능하다.
이 부분은 6강 플레이오프서 체력이 많이 소진된 LG로선 호재. 4강 플레이오프서 선수기용 폭을 넓힐 수 있기 때문. 유병훈, 김영환, 정창영 등을 적극 활용, 김시래, 문태종 등의 체력을 조금이나마 아낄 수 있다. 김진 감독도 4강 플레이오프 전략을 짜는 데 유리할 수 있다. 유재학 감독은 “우리 전력도 확실히 작년만큼은 못하다”라고 냉정하게 말했다. 백업멤버의 양과 질이 지난해보다 부족하다는 판단. 결국 LG의 전체적인 체력안배, 그리고 체력이 떨어지는 시점에 따라 4강 플레이오프 흐름은 급격히 달라질 수 있다. LG가 체력적으로 오래 버틸수록 승부가 흥미롭게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장기전으로 갈수록 모비스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 모비스는 정규시즌 후 푹 쉬었다는 걸 절대 무시할 수 없다. 유 감독은 “양동근과 문태영이 시즌 막판 체력이 떨어졌지만, 이후 푹 쉬었다”라고 했다. 또한, 유 감독은 “제퍼슨의 체력은 확실히 떨어진 것 같다”라고 했다. 물론 제퍼슨의 나이가 많은 건 아니다. 그러나 비 시즌 충실히 운동을 해서 체력을 만들어놓은 게 아니라 타고난 테크닉으로 농구를 한다는 게 유 감독 지적. 모비스 특유의 좋은 수비조직력이 제퍼슨을 제어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모비스에도 힘 좋은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함지훈이 있다.
▲전자랜드, 동부 수비조직력을 버텨낼까
전자랜드의 6강 플레이오프 평균적인 공격 지점은 비정상적이었다. 외곽공격의 비중이 페인트존 공격보다 확연히 높았다. 전자랜드는 외곽에서 스크린을 활용해 공격하면서, SK가 스위치디펜스를 할 때 발생하는 찰나의 틈을 놓치지 않고 3점슛을 던졌다. 전자랜드가 겉으로는 무모할 정도로 외곽슛을 많이 던졌지만, SK의 외곽수비력은 그리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전자랜드가 그런 점을 미리 간파했다는 의미.
하지만, 동부 수비력은 SK보다 상대적으로 우위. 베테랑 박지현의 컨디션이 관건이지만, 허웅, 두경민 등 스피드가 좋은 가드 자원이 많다. 김주성 윤호영 데이비드 사이먼이 버티는 골밑은 전자랜드의 하이포스트 볼 투입과 돌파를 어렵게 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전반적으로는 전자랜드가 SK전보다 3점슛 찬스를 만드는 게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동부 특유의 움직임이 많은 매치업 존 같은 지역방어는 상대 팀 입장에선 부담스럽다. 특히 동부가 전자랜드 핵심 리카르도 포웰을 매치업 존으로 꽁꽁 묶을 경우 전자랜드 공격 밸런스가 흔들릴 가능성은 충분하다. SK전서도 그랬다. 또한, 동부 수비의 중심 김주성과 윤호영은 내, 외곽 공격수들과의 효율적인 패스에 의한 무리하지 않는 공격가담이 좋다. 스피드도 처지지 않는다. 득점력이 좋은 박병우, 수비력을 갖춘 김창모 등도 공수에서 팀 공헌을 높인다면 승부는 확실히 동부에 유리한 게 사실.
다만, 전자랜드가 정규시즌서 동부를 이긴 2경기를 살펴보면 테런스 레더, 리카르도 포웰, 정효근 등의 리바운드 가담이 활발했다. 실제 12월 10일 맞대결서는 리바운드서 앞섰다(40-31). 많은 3점포는 기본옵션. 결국 전자랜드로선 SK전 이상의 전투력과 활동량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6강 플레이오프를 3경기만에 끝낸 건 고무적이다. 전자랜드는 동부와의 1차전까지 5일간 충분히 쉬었다. SK전서 보여준 전투력이 고스란히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또한, 6강 플레이오프를 건너 뛴 동부가 초반 경기감각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면, 의외로 전자랜드가 선전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위에서부터 모비스, LG, 동부, 전자랜드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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