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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아이들의 귀여움만 쫓지 않는다. 아이들의 자아를 찾고 그 안에서 매력을 발견한다. 아이가 스스로 성장하게 기다려주고 존중하는 육아 프로그램이 새 지평을 열고 있다.
SBS 예능프로그램 '오 마이 베이비'(이하 '오마베')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1월 첫방송 후 편성 변경, 출연자 변화 등 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겪었던 '오마베'는 최근 안정을 찾으면서 시청률은 물론 화제성까지 겸비한 인기 프로그램으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해 김태우-김애리 부부가 합류하면서 한층 트렌디해진 '오마베'는 최근 슈-임효성 부부가 출연하면서 화제성을 높였다. 특히 앞서 다수 프로그램에서 등장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던 슈의 쌍둥이 딸 라희, 라율의 고정 출연은 시청자들의 구미를 당겼다.
기존 가족들 역시 짧지 않은 시간 '오마베'와 함께 하면서 캐릭터가 명확해지고 있다. 리키김-류승주의 자유로운 육아 스타일은 태린과 태오의 자유분방한 성격을 확실히 드러나게 했고, 김소현-손준호 부부의 남다른 교육은 32개월 주안이의 똘똘함을 더 부각시켰다.
'오마베' 속 가족들, 중심이 되는 아이들의 캐릭터는 한층 뚜렷해졌다. 별다른 장치나 설정 없이도 그저 이들을 바라보는 재미가 생긴 것. 최근에는 임신 등 가족들의 개인적인 소식도 자연스레 전하게 되면서 따뜻한 가족애가 한층 진해졌다.
사실 연예인 가족을 중심으로 한다고 해도 장치와 설정이 없는 리얼리티는 도전에 가까웠다. 스튜디오 녹화에서 리얼리티 녹화로 트렌드가 바뀌었다고는 해도 특별한 장치가 있어야 프로그램이 더욱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기 때문.
'오마베'는 달랐다. 기다릴 줄 알았다. 아이가 중심이 되는 프로그램이기에 더 그랬다. 아이의 귀여움만을 쫓기보다 아이의 자아를 들여다 봤다. 그래서 더 오래 바라봤고, 시간이 흐르고 아이가 자라면서 점차 그 아이의 개성이 뚜렷해졌다.
제작진은 부모보다도 더 깊게 아이를 파고 들었다. 그저 지켜보는 것이지만 더 객관적으로 아이를 바라봤고,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아이들을 존중했다. 아이들에 대한 애정을 기반으로 하되 개인의 삶, 자아를 찾는데에는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했다.
'오마베' 배성우PD는 최근 마이데일리에 "장치와 설정 없이 리얼리티를 하는 것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오마베'는 아이의 자아에 더 파고들려 한다. 귀여움을 쫓는다면 그 자체로 화제가 될 수 있지만 아이의 특징을 찾고 더 알아가는 재미가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것 같다"고 밝혔다.
배PD는 "객관적으로 아이들을 보기 위해 주기적으로 가족들 담당 제작진에 변화를 준다. 아이들을 오래 지켜보다보면 예측이 가능하고, 그렇다 보면 특별한 부분도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라며 "아이들을 오래 보면서 다양한 모습들을 많이 담아낼 수 있는 카메라 감독은 변화를 주지 않지만 객관적으로 아이를 바라봐야 할 제작진에는 변화를 준다"고 말했다.
과거 육아 예능이 우후죽순 생기다 최근 한풀 꺾인 가운데 '오마베'는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수많은 부침을 이겨냈다. 그 결과, 장치와 설정이 없는 리얼리티임에도 불구 확실한 캐릭터가 생겨났고 고정 시청자층도 늘었다. 아이들의 귀여움에만 집중하지 않고 한 사람으로서의 자아를 찾아 이뤄낸 결실이다.
한편 '오마베'는 매주 토요일 오후 5시 방송된다.
['오마베' 출연진. 사진 = SBS 방송캡처]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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