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아직 두산에서 한 게 없다.”
이현승은 2010년부터 두산에서 뛰었다. 2012년과 2013년 군 복무를 했고, 지난해까지 총 3시즌간 뛰었다. 주로 구원으로 나섰다. 총 161경기 등판, 9승14패25홀드6세이브를 기록했다. 지난해엔 좌완 메인 셋업맨으로 중용됐다. 성적은 65경기서 3승3패15홀드 평균자책점 5.07. 지난 3년간 성적은 평범했다. “두산에서 한 게 없다”라는 이현승의 말이 이해도 된다.
올 시즌 이현승은 2009년 히어로즈 시절 이후 6년만에 풀타임 선발로 뛴다. 김태형 감독은 이현승을 5선발로 사실상 확정했다. 현 시점에서 이현승 외에 5선발을 맡아줄 투수가 없다. 김 감독이 제시한 5선발 후보군에는 이재우와 노경은도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노경은은 턱 관절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재우는 중간계투로 굳어진 상황. 심지어 시범경기서 썩 좋지 않다. 결국 올 시즌 두산 마운드에 이현승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야구가 재미있다
18일 잠실 NC전을 앞두고 만난 이현승은 “두산에 온 뒤 거의 매 시즌 어깨가 별로 좋지 않았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다르다. 그는 “거의 몇 년만에 처음으로 스프링캠프서 제대로 준비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실 이현승의 선발 복귀 프로젝트는 지난해 시작됐다. 송일수 전 감독이 시즌 막판 이현승을 5선발로 활용했다. 이현승 역시 마무리훈련 때부터 풀타임 선발로 준비했다.
그는 “이번 스프링캠프는 재활이 아닌 제대로 몸을 만드는 과정이나 다름 없었다. 체력이 많이 올라왔다. 캠프에서 120개까지 던져봤다”라고 했다. 이어 “팀을 위해 선발투수에 맞는 몸을 만들어야 하고 투구수를 끌어올려야 한다”라고 했다. 김 감독도 스프링캠프서 이현승에 대한 확신이 섰다. 선발 준비를 착실히 했고, 그 과정과 성과를 실전서 확인했기 때문.
시범경기도 한 차례 나섰다. 15일 수원 KT전서 선발 등판했다. 기록은 괜찮았다. 5이닝 4피안타 4탈삼진 2실점. 그는 “아쉬웠다”라면서도 “요즘 야구가 재미있다. 아프지 않고 웃으면서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요즘처럼 행복한 적이 없었다. 후배 투수들에게도 살아남는 법을 알려주고 있다”라고 웃었다. 이현승은 20일 잠실 KIA전서 한 차례 더 등판한다.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
▲절실한 2015시즌
행복하지만, 이현승은 요즘 절박한 심정. 그는 “올해가 아니면 더 이상 선발로 뛸 기회는 없을 것이다. 집중해야 한다. 절실한 시즌”이라고 했다. 과거 선발 경험이 있었지만, “그때와는 다르다. 그땐 팀에서 자리가 잡혔을 때고 지금은 여전히 다른 투수들과 경쟁 중이다. 아직 5선발로 확실히 결정됐다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감독님과 코치님이 믿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고 했다.
그는 냉정했다. 심지어 “그동안 두산에서 한 게 없었다”라고 했다. 부지런히 구원으로 뛰었지만, 스스로에게 만족할 수 없다는 의미. 이현승은 “핑계 댈 것도 없다. 올해 두산에서 특별한 선수가 돼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현승이 2009년 히어로즈 시절처럼 13승 정도를 따낸다면 두산 마운드에 큰 보탬이 된다. 그는 “올 시즌 목표를 수치로 정해놓진 않았다”라면서도 “올해 잘할 것 같기는 하다. 기대가 된다”라고 웃었다. 절박한 이현승에겐 시즌 준비를 충실히 했다는 자신감도 있다. 그 자신감이 성적으로 표출되고, 두산 전력으로 이어질 경우 이현승도 두산도 웃을 수 있다.
[이현승.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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