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단아한 항공사의 승무원 모델에서 첫사랑의 아이콘, 그리고 청순미녀까지. 배우 박주미를 둘러싼 수식어는 다양하다. 하지만 이처럼 미모에만 집중된 이미지 덕분(?)에 박주미가 방송을 통해 보여주는 소탈한 매력들이 오히려 시청자들에게는 신선하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대부분 박주미에게서 '뜻밖의 발랄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박주미가 KBS 2TV 리얼 버라이어티 '용감한 가족'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왜?"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방송 이후 박주미라는 이름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렸고, 덩달아 '용감한 가족'도 주목받았다. 본의 아니게 이슈메이커가 된 박주미를 만나 '용감한 가족'에 출연한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돌아온 대답도 '의외'였다.
"제작진도 저에게 그냥 한 번 던져봤데요. 그런데 제가 너무나도 흔쾌히 출연을 결정하자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죠. 솔직히 그 어떤 작품보다도 선택이 빨랐어요. 드라마였다면 더 신중하게 생각했을텐데, 제 전공 영역이 아니다보니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박명수 씨와 가상부부로 호흡을 맞춘다는 얘기에 기대가 많았죠. 주변에서도 의외였다는 반응이 많았어요. 특히 왜 박명수와 파트너를 했냐고 묻더군요.(웃음)"
당연한 반응이었다. 박명수와 박주미가 예능 프로그램에서 가상 부부로 호흡을 맞출 줄은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지난달 27일 방송된 '용감한 가족' 5회에서 박명수 본인도 박주미와 부부가 됐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듯 긴장하면서도 내심 터져나오는 웃음을 좀처럼 참지 못했다. 박주미는 등장부터 박명수를 이상형이라고 지목했고, 그 말을 들은 박명수는 "이런 게 재혼하는 기분이구나"라는 폭탄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방송 직후에는 네티즌들의 박주미에 대한 뜨거운 관심으로 이어졌다.
"'나쁜 남자를 좋아한다' '나쁜 남자가 이상형이다'라고 방송에 나왔는데 사실은 저도 싹싹하고 착한 남자가 좋죠. 정말 나쁜 남자는 저도 싫어요. 하지만 저의 가상 남편이자 파트너인 박명수 씨를 띄워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더욱 열심히 방송에 임한 거죠. 예능은 즐거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기왕이면 저로 인해서 더 좋은 시너지가 있길 바랐죠. 그래서 그 분의 장점을 부각시켜드리려했고, 그게 맞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조금 도가 지나쳤나봐요.(웃음)"
사실 박주미가 '용감한 가족' 출연을 결심한데는 더 큰 이유가 있었다. 단순히 리얼 버라이어티에 첫 도전장을 내민다는 이유를 떠나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좀처럼 보여주기 힘든 박주미 본연의 모습을 대중에 보여줄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실제 두 아들의 엄마이기도 한 박주미는 결혼 후 오랜 공백기간 집안 살림을 도맡아 '주부 박주미'로 살아왔다. 그 덕에 박주미는 요리는 물론, 집안 인테리어를 직접 꾸미는데도 관심이 많다. 이런 모습들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제가 인테리어나 살림을 정말 좋아해요. 요즘 예능 프로그램들을 보면 직접 집도 꾸미고, 음식도 많이 하잖아요? 그래서 저도 배우이기 전에 한 여자로서, 아내로서, 주부로서의 모습들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특히 집 짓는 걸 좋아하는데, 우리집 아이방도 제가 직접 꾸몄어요. 아이방 하나 고칠 때면 '박주미 집 짓는다'고 소문이 날 정도죠. 벽지, 손잡이, 수도꼭지 하나까지 다 챙겨서 작업해요. 못질과 페인트 칠도 직접 하고요. 미장하시는 분 옆에서 어시스트를 하기도 했어요."
방송은 박주미의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전개됐다. 편집을 거치다보니 어느새 박주미는 살림은 못하고 얼굴만 가꾸는 사람이 돼 있었다. 음식을 만들 수 있는 환경도 열악했다. 메찌레이 마을 편에서는 다양한 조미료들이 주어졌지만, 라오스 편에서는 젓갈과 간장이 전부였다. 여기에 생소한 주방도구들로 인해 나름 오랜 주부경력에도 불구 좀처럼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또 좋아한다던 집 짓기도 남자들의 몫으로 남겨두는 바람에 가상부부 콘셉트만 부각됐다. 그래도 박명수와의 '부부 케미'가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 좋았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원래는 정말 제가 좋아하는 일들을 하면서 저의 새로운 모습들을 보여드리고 싶었지만, 그래도 박명수 씨와 함께 하는 모습을 시청자 분들께서 좋게 봐주신 것 같아 그나마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저는 원래 애교가 없는 사람인데, 어떻게 재밌게 해야할까 고민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애교가 나온 것 같아요. 방송 속 제 모습은 가식이 아니었답니다. 저도 몰랐던 사실인데, 저 애교 있는 여자였어요.(웃음)"
박주미는 현재 두 아아의 엄마다. 올해로 각각 14살, 9살인 아들이 둘이다. 박주미는 수년 전 한 방송에서 "아이들이 내가 유명했던 사람이란 걸 모른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른 지금은 엄마가 유명 연예인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TV에 나오는 엄마의 모습을 본 아이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제가 연예인이라서 정말 좋아해요. 드라마 '블러드' 이전에는 기억을 잘 못하는데, 무조건 고정이 좋다고 알고 있어요. 작은 아들에게 '엄마가 이렇게 일 많이 하는 거 좋아?'라고 물었더니 대답을 안 하더라고요. 남자들이라 표현을 잘 안해요. 그래서 제가 '엄마 열심히 일하면 너희들 얼굴을 거의 못 볼 수 있어'라고 얘기해줬더니, 작은 아들이 '그게 엄마 직업이잖아'라고 하더라고요. 깜짝 놀랐죠. 그래도 제가 화면에 나오는 걸 굉장히 자랑스러워 하더라고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해요."
예능이 처음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박주미에게 '용감한 가족'은 신선한 도전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박주미는 배우로 남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올해 목표도 어떻게든 좋은 연기자로 연기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여기에 먼 훗날 언젠가 꼭 하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다고 강조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제가 예전에 '여유만만' MC를 한 적이 있는데, 그때는 제 스스로 많이 부족하다고 느꼈어요. 뭔가 인생 경험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뭔가 인생에서 더 많은 걸 깨닫게 된다면 그때는 제 이름을 건 토크쇼를 해보고 싶어요. 지켜봐 주세요.(웃음)"
[배우 박주미. 사진 = 사진 = 송일섭기자 andlyu@mydaily.co.kr]
장영준 digout@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