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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던 도지원이 가슴에 맺힌 서러움과 울분을 터뜨렸다.
19일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극본 김인영 연출 유현기 한상우 제작 IOK미디어) 8회에서 현정(도지원)과 현숙(채시라)의 어디에서나 볼법한 '자매 싸움'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불쌍한 엄마를 위해서 나를 다 바쳤어. 너 몫까지 두 배로!"라며 채시라를 향해 쏟아낸 도지원의 눈물 연기는 그동안 내색하지 않았지만, 현숙만큼의 서러움을 간직한 채 살아온 현정의 슬픔이 드러나 시청자들을 짠하게 만들었다.
현정은 잘나가는 앵커였지만, 젊은 후배들에게 밀려나 프로그램을 하차하게 됐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인생의 내리막길을 걷게 된 것. 이후 현정은 막내 기수가 할 일을 대신 하는가 하면, 아나운서들이 꺼리는 시간대의 라디오 진행을 맡는 등 변두리 신세로 전락했다. 후배들의 비웃음과 멸시가 이어졌지만, 현정은 그들을 향해 거친 욕설을 내뱉으며 당당함을 잃지 않으려 애썼다.
자신의 삶도 버거운데, 현정은 가족들 앞에서 전혀 내색하지 않고 강한 모습을 보였다. 엄마 순옥(김혜자)의 마음을 아프게 한 아버지의 내연녀 모란(장미희)에게 독설을 퍼붓고, 사고뭉치 동생 현숙에게 잔소리하는 등 모진 말만 하는 현정이지만, 그마저도 집안을 지키기 위함이었다.
희생하는 법부터 배운다는 '첫째'. 현정 역시 홀어머니를 위해 동생 몫까지 두 배로 자신을 희생하며 살아왔다. 현숙은 똑똑하고 잘난 언니에게 열등감을 가지고 있지만, 현정은 장녀로서 가족품 보다 오롯이 자신을 의지하고 믿으며 혼자 치열하게 버텨온 것이다. 감정 표현이 서툰 탓에 까칠하게도 비춰지고, 허당 매력도 느껴지는 현정의 이중적인 모습은 도지원의 열연이 더해져 시청자들의 몰입과 공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도지원은 지난 18일 열린 '착하지 않은 여자들' 기자간담회에서 "현정은 엄마를 위해, 철두철미하게 지켜내려는 생각으로 살아온 여자다. 동생이 못하는 몫까지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짊어지고 스스로를 옥죄며 사는 인물이다. 그러다 보니 이기적이고 사람냄새가 안 날 수도 있다. 하지만 마음속으로 아픔이 많은 여자"라며 캐릭터에 대해 애틋함을 드러낸 바 있다.
한편 '착하지 않은 여자들' 8회는 자체 최고 시청률 13.7%(전국 기준, 닐슨코리아 제공)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를 지켰다.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 방송.
[배우 도지원. 사진 = KBS 2TV '착하지 않은 여자들' 화면 캡처]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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