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안산 강산 기자] 안산 OK저축은행 러시앤캐시(이하 OK)가 혈투 끝에 수원 한국전력 빅스톰을 무찌르고 챔피언결정전 진출까지 1승만을 남겨놓았다.
OK는 21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서 열린 NH농협 2014~2015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2(41-39 18-25 25-16 17-25 15-8)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3전 2선승제 플레이오프 1차전을 손에 넣은 OK는 챔피언결정전 진출까지 1승만을 남겨놓았다.
이날 OK는 세터 이민규를 필두로 송명근-김규민-박원빈-로버트 랜디 시몬-송희채-리베로 정성현이 선발 출전했고, 한국전력은 세터 권준형을 중심으로 서재덕-미타르 쥬리치-최석기-전광인-하경민-리베로 오재성이 먼저 코트를 밟았다.
정규시즌 상대전적은 4승 2패로 OK의 우위. 그러나 단기전 승부인 만큼 쉽게 예측하긴 어려웠다. 창단 첫 플레이오프에 나선 OK와 2011~2012시즌 이후 3시즌 만에 봄 배구에 나선 한국전력 모두 의지가 대단했다. 프로 출범 원년인 2005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남자부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팀의 챔피언결정전 진출 확률은 90%였다. 1차전을 내준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경우는 단 한 번뿐이었다.
1세트는 대접전이었다. 15-19로 끌려가던 OK가 연달아 6점을 폭발시켜 21-19로 전세를 뒤집었다. 그러나 한국전력도 20-22 상황에서 쥬리치의 오픈공격과 하경민의 블로킹으로 동점을 만들었고, 승부를 듀스까지 이어갔다. 이후 양 팀이 한 점씩 주고받는 공방전 속 점수는 계속 올라갔고, OK가 마지막 고비를 넘었다. 39-39 듀스 상황에서 송명근의 시간차로 유리한 고지를 점한 뒤 전광인의 오픈공격을 김규민이 블로킹으로 잡아내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49분에 걸친 대혈투였다.
한국전력은 흔들리지 않았다. 곧바로 전열을 가다듬었다. 9-8 상황에서 하경민의 연이은 속공 득점과 상대 공격범실, 하경민의 블로킹으로 13-8로 달아났다. 14-10 상황에서는 전광인이 오픈공격과 서브득점 2개를 연달아 성공하며 17-10까지 격차를 벌렸다. 시몬을 빼고 강영준을 투입한 OK는 연달아 4점을 올리며 추격했지만 격차는 그대로였다. 한국전력은 19-16 상황에서 상대 범실과 쥬리치의 오픈공격으로 세트 승부에 쐐기를 박았고, 24-18 상황에서 전광인의 시간차 공격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승부의 분수령인 3세트. OK가 집중력을 앞세워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9-8 상황에서 송명근의 퀵오픈과 이민규의 블로킹으로 11-8을 만들었고, 13-10 상황에서는 상대 서브범실과 시몬의 오픈공격, 장준호의 블로킹으로 16-10까지 달아났다. 한국전력은 쥬리치와 권준형, 서재덕, 전광인 등 주축 선수들을 모두 교체하며 일찌감치 4세트를 대비했다. 결국 OK가 25-16으로 손쉽게 3세트를 따냈다.
4세트는 전혀 다른 양상. 한국전력은 그냥 무너지지 않았다. 4세트 10-9 상황에서 연이은 상대 범실과 방신봉의 블로킹 2개, 최석기의 서브득점을 묶어 15-9까지 달아났다. 15-11 상황에서는 쥬리치의 퀵오픈, 전광인과 쥬리치의 블로킹이 연달아 터졌다. 고비마다 터진 연속 득점으로 4세트 승리를 사실상 예약했다. 24-17 세트포인트 상황에서 주상용의 오픈공격 득점으로 승부를 5세트로 끌고 갔다.
운명의 5세트. 앞에는 적, 뒤에는 강이었다. 물러날 곳이 없었다. OK가 초반부터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2-2 동점 상황에서 송명근과 시몬이 연달아 공격득점 3점을 올렸다. 시몬의 강력한 서브로 상대 리시브를 흔든 게 주효했다. 7-4 상황에서는 연이은 상대 범실 2개에 편승, 9-4로 달아나며 승리에 한걸음 더 다가갔다. 10-5 상황에서는 김규민이 연달아 블로킹 2개를 잡아내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15점제인 5세트에서 7점 차는 너무나 컸다.
이날 OK는 좌우 쌍포가 제 역할을 100% 해줬다. 시몬이 34점, 송명근이 26점을 올렸다. 둘이 합작한 득점이 60점이었다. 승부처에서 확실한 해결사의 존재감이 빛났고, 승부처에서 보여준 집중력이 승리를 만들어냈다.
한국전력은 쥬리치가 34점, 전광인이 22점으로 제 역할을 해냈지만 승부처에서 고비를 넘지 못했다. 전광인은 블로킹과 서브득점 3개를 올렸는데, 후위공격 2개가 부족해 트리플크라운에 이르지 못했다. 50%를 밑돈 팀 공격성공률도 아쉬웠다.
[OK저축은행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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