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퍼즐이 서서히 맞춰지는 느낌이다.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 감독은 올시즌부터 한현희를 중간계투에서 선발투수로 전환시켰다. 그동안 약점인 선발이 강해질 수는 있지만 자칫 잘못하다가는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형태가 될 수 있었다. 불펜이 지난해 수준과 현격히 차이날 경우 한현희의 선발 전환은 큰 의미가 없어질 수 있었다.
스프링캠프와 연습경기, 시범경기를 거치며 염경엽 감독은 주위의 이러한 우려를 불식 시키고 있다. 선발 한현희는 비록 시범경기이기는 하지만 연이은 호투로 선발로 연착륙하고 있으며 불펜에도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여러명 보이기 때문.
그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선수는 김택형과 이상민, 두 명의 좌완투수들이다. 지난해 앤디 밴헤켄, 오재영, 금민철 등이 뛴 선발 자원에는 좌완이 어느 정도 있지만 불펜에는 좌완이 씨가 말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실력없는 좌투수 vs 좌타자'보다는 '실력있는 우투수 vs 좌타자' 상대가 훨씬 낫다는 염경엽 감독의 지론이 있기에 염 감독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한 넥센 좌완 불펜들은 1군 무대에 거의 서지 못했다.
하지만 '실력 있는 좌투수'가 있을 때는 말이 달라진다. 실력 있는 좌투수가 있는데 좌타자를 상대로 기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염 감독은 "김택형과 이상민 모두 좌타자는 물론이고 우타자와도 승부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며 "개막 엔트리에 넣을 것"이라는 계획을 드러냈다.
지난해 6경기에 나서 평균자책점 8.10에 그친 이상민은 업그레이드된 실력을 선보이며 시범경기에 벌써 4차례 등판했다. 3⅓이닝 무실점. 신인 김택형 역시 4경기 4⅔이닝 평균자책점 1.93으로 눈 도장을 찍고 있다.
염 감독은 21일 경기 후에도 "이상민, 김택형 등 왼손 투수들이 좋아지면서 올시즌 투수운용에 큰 보탬이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넥센 불펜은 당초 한현희가 빠지면서 손승락, 조상우, 김영민, 김정훈 등 우완 정통파 일색이 될 뻔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두 명의 좌완투수가 합류하며 구색을 갖췄다. 오히려 작년에 비해 더 다양해진 것.
또한 한현희가 합류한 선발 마운드 역시 한층 안정됨과 동시에 구성이 다양해졌다. 두 명의 외국인 좌완투수와 한 명의 사이드암 투수, 한 명의 우완 정통파, 그리고 상황에 맞는 5선발을 구축하게 됐다.
이제 구색까지 갖추며 상대 타자들에게 한층 더 까다로움을 선사하게 된 넥센 마운드다.
[넥센 신인 김택형.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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