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확실히 채태인의 몸 상태는 정상은 아닌 듯하다.
지난해 11월 왼쪽 무릎 추벽 제거 수술을 받은 채태인.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서도 조심스럽게 기용됐다. 수비는 거의 제대로 하지 못했다. 시범경기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대타 혹은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지난 19일 창원 NC전서 3번 1루수로 출전했으나 20일 창원 NC전, 21일 대구 한화전서는 결장했다.
삼성 관계자는 “아직 채태인이 개막엔트리에 빠질 것인지는 확정되지 않았다”라고 했다. 다만, 부상 선수의 완전한 회복 이후 복귀를 선호하는 류 감독이 채태인을 개막엔트리에서 뺄 가능성도 없다고 볼 순 없다. 어차피 정규시즌은 장기레이스. 채태인과 삼성 모두를 위해서라도 무릎 상태를 완벽하게 만들고 실전에 나서는 게 낫다.
▲이승엽 클린업트리오 가세
정상적인 채태인은 3번과 5번을 오간다. 류 감독은 상대 선발이 좌완이면 3번 박석민-5번 채태인, 우완일 경우 3번 채태인-5번 박석민 조합을 선호했다. 컨디션이 더 좋은 타자가 있다면 최대한 타격기회를 주기 위해 3번으로 놓기도 했다. 4번 최형우와 6번 이승엽은 붙박이.
류 감독은 이번 시범경기서 채태인을 선발에서 뺐을 때 3번 박석민-5번 이승엽 조합을 많이 사용했다. 21일 대구 한화전 역시 마찬가지. 전성기를 넘긴 이승엽이지만, 5번에 들어서는 건 전혀 어색하지 않다. 이승엽은 시범경기 5번타순서 24타수 6안타(1홈런) 3타점으로 나쁘지 않았다. 채태인이 빠져도 클린업트리오의 화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이승엽을 5번으로 내세우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채태인이 실제로 정규시즌 게임에 결장할 경우 박석민-최형우-이승엽이 클린업트리오를 구성할 가능성이 크다.
▲하위타선 최상의 조합은
궁금한 건 6~9번 하위타선. 류 감독이 ‘폭탄’ 6번타순을 중시하는 건 너무나도 유명하다. 어쨌든 채태인이 빠질 경우 6번타순 파괴력이 약화되는 건 감수해야 한다. 대체카드로 최대한 채태인 공백을 메워내야 한다. 류 감독은 시범경기서 이승엽을 5번으로 올렸을 때 6번타순에 다양한 카드를 내세워왔다. 구자욱(18타수 6안타), 박찬도(13타수 7안타), 강봉규(3타수 3안타) 박한이(2타수 무안타) 등이 주인공.
박한이가 야마이코 나바로와 테이블세터를 형성한다고 보면, 6번은 결국 구자욱, 박찬도, 강봉규, 시범경기서는 한 번도 6번으로 나서지 않은 박해민이 경합할 수 있다. 21일 대구 한화전처럼 상대 선발이 좌완일 경우 우타자 강봉규가 선발 출전할 수 있다. 상대 선발이 우완일 경우 구자욱, 박찬도, 박해민 중 1명이 6번으로 나설 수 있다.
그런데 수비 포지션을 감안할 때 구자욱, 박찬도, 박해민이 동시에 선발 출전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부동의 지명타자 이승엽이 버틴 상황. 세 사람이 1루수와 중견수 한 자리씩을 나눠가지며 타순도 6~7번에 들어서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 8번 이지영(이흥련) 9번 김상수도 사실상 붙박이. 세 사람 중에선 박해민이 1루수와 중견수를 동시에 소화할 수 있다. 박찬도는 1루수가 불가능하고, 구자욱은 박해민처럼 1루수와 중견수가 모두 가능하지만, 외야수비는 상대적으로 불안하다. 다만, 타격에선 구자욱이나 박찬도가 박해민보다 약간 더 좋은 평가를 받는다. 기동력은 세 사람 모두 막상막하. 시범경기서 삼성과 맞붙었던 타 구단 지도자는 “공수주 능력을 종합할 때, 시범경기서는 셋 중 박찬도가 가장 인상적이었다”라고 회상했다.
채태인이 5번 1루수, 이승엽이 6번 지명타자로 출전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삼성이 꾸릴 수 있는 최적의 조합. 그러나 채태인의 무릎 상태를 감안하면 플랜B가 필요하다. 개막엔트리에 빠지거나 혹은 수비를 하지 못할 경우에 대비한 차선책이 필요하다. 류중일 감독이 정규시즌 개막 직전까지 고민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채태인과 구자욱(위), 박해민(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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