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많은 부침을 겪었다. 안 좋은 의미로 오프시즌 최고의 이슈메이커였다. 팀은 2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성적은 2013년 5위에서 7위로 더 떨어졌다. '4강은 문제없을 것'이라던 전문가의 평가를 뒤집었다. 오프시즌에는 CCTV 사찰 사건 등으로 홍역을 치렀다. 팀 명예회복은 물론이고, 떠난 팬심도 돌려놓아야 한다. 올해 롯데 자이언츠에 주어진 과제가 한둘이 아니다.
▲공격력
외국인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가 짐 아두치로 바뀐 것과 전준우의 군 입대가 가장 큰 변화다. 주전 좌익수 자리가 공석인 건 똑같다. 외야는 손아섭과 아두치는 확정이다. 좌익수만 남았다. 내야는 1루수 박종윤, 2루수 정훈, 3루수 황재균, 유격수 문규현이다. 포수는 강민호다. 일단 시범경기 팀 홈런(18개)과 타점(66점) 1위를 차지하며 우려를 지웠다. 삼진 106개-볼넷 37개의 비율은 좋지 않았지만 그만큼 자신 있는 스윙을 했다는 방증이다. FA로 팀을 떠난 내야수 박기혁(kt wiz)의 공백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주전 좌익수 경쟁은 무척 뜨겁다. 지금은 김대우와 김민하 2파전으로 좁혀진 상황이다. 가장 중요한 건 전준우의 공백을 메우는 것. 김대우는 시범경기 8경기에서 타율 3할 3푼 3리 3홈런 4타점, 김민하는 7경기 타율 3할 1푼 3리 2홈런 4타점을 올렸다. 둘 중 한 명이 남은 외야 한 자리에 들어갈 전망. 이종운 롯데 감독은 "확실히 정해진 선수가 없는 게 오히려 강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얘기다. 그는 "컨디션이 가장 좋은 선수를 주전으로 기용하겠다"는 원칙을 세웠다.
▲투수력
시범경기 팀 평균자책점 1위(2.78)는 의미가 크다. 10개 구단 중 유일한 2점대다.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부분이다.
문제는 선발진이다. FA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장원준의 공백이 느껴질 수밖에 없다. 개막전 선발로 나서는 외국인 투수 브룩스 레일리와 조쉬 린드블럼, 송승준 외에 나머지 2자리가 문제다. 일단 홍성민은 확정적이고 이상화와 이인복이 경쟁하는 모양새다. 레일리와 린드블럼은 합격점을 받기에 손색없는 투구를 보여줬다. '포크볼러' 조정훈은 일단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할 전망.
김성배는 5경기, 좌완 심규범은 6경기에서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고, 최대성이 6경기(5⅔이닝)에서 안타 하나만 내주고 무실점 선방한 게 고무적이다. 새롭게 합류한 정재훈(평균자책점 1.17)과 마무리 김승회(1.93), 이정민(1.42)도 잘 버텼다. 문제는 부상으로 초반 결장이 불가피한 정대현과 강영식 공백이다. FA 자격을 얻어 kt로 떠난 김사율의 공백이 아쉬운 대목. 일단 이 감독은 심수창에게 기회를 줄 전망이다. 심수창은 시범경기 3경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주목할 선수
아두치와 조정훈이다. 아두치는 시범경기 10경기에서 타율 3할 1푼 4리 4홈런 11타점 1도루로 활약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해 히메네스는 타율 3할 1푼 5리 14홈런 61타점으로 드러난 성적은 나쁘지 않았지만 부상 등을 이유로 후반기에는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히메네스의 이탈과 더불어 롯데의 성적도 곤두박질했다. 아두치는 일단 성실성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면모를 꾸준히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 이 감독은 "시범경기에 홈런이 많이 나왔다고 스윙이 커지면 안 된다"며 경계하기도.
'포크볼러' 조정훈은 부정할 수 없는 키플레이어다. 일단 2군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며 선발로 준비할 전망. 이 감독은 "조정훈은 정말 조심스럽다. 정상 컨디션이라면 개막전 엔트리도 생각했는데 몸살로 미뤘다. 조정훈의 몸살은 다르다. 확실히 만들어서 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럴 만도 하다. 2010년 6월 13일 사직 한화전 이후 지난해까지 단 한 경기에도 등판하지 못했다.
그런데 조정훈이 완벽한 상태로 돌아온다면 어떨까. 그는 2009년 27경기에서 14승을 올린 투수다. 그가 예전 모습을 찾는다면 장원준의 공백도 생각보다 쉽게 메울 수 있다. 이 감독이 기대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시범경기에서 잘하긴 했지만 올 시즌 롯데 선발진은 변수가 많다. 특히 4선발을 홍성민이 채워준다고 해도 5선발은 확신이 없다. 조정훈의 정상 합류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유다. 조정훈은 "시즌 중후반이 더 중요하다. 감독님이 원하실 때 최선으로 던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변수
변수투성이다. 상수로 바꿔야 할 게 너무나 많다. 둘만 꼽자면 역시 마운드와 외야 한 자리. 5월까지는 정대현과 강영식 없이 가야 한다. 불펜 무게감이 떨어진 상황에 이들의 공백은 작지 않다. 심수창과 심규범 등이 버텨줘야 한다. 계투진 붕괴는 지난 시즌 롯데의 추락 요인 중 하나였다. 장원준의 이탈로 선발진이 약해져 계투진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외야 한 자리도 문제다. 전준우의 공백이 무척 뼈아프게 느껴진다. 시범경기를 통해 여러 후보를 테스트했는데, 김대우와 김민하가 가장 좋았다. 상황에 따라 하준호와 김문호, 임재철, 조홍석, 이우민 등이 언제든지 들어갈 수 있다. 이 감독은 "컨디션 가장 좋은 선수를 쓰겠다"고 말했다. 시즌 내내 집단 경쟁체제가 될 수도 있다. 이도 저도 안 되면 타선과 수비에 구멍이 생긴다.
▲총평
시범경기에서는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팀 홈런과 타점, 팀 평균자책점, 최소실책까지 좋은 건 모두 1위였다. 특히 팀 평균자책점 1위는 정대현과 강영식의 부재 속에서 만들어낸 결과라 의미가 크다. 이 감독은 하위권 분류를 오히려 전화위복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시범경기 선전으로 비난 여론도 어느 정도 사그라들었다. 장원준과 전준우의 이탈이 아쉽지만 그렇다고 최하위권 전력은 아니다. '초보 감독'인 이 감독과 선수단이 조화를 이룬다면 5강 진입도 노려볼 만하다. 첫해부터 이 감독의 어깨가 무겁다.
[짐 아두치, 조정훈(왼쪽부터). 사진 = 마이데일리 DB, 롯데 자이언츠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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