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백야', 남아선호사상 풍자? 아들 네쌍둥이 낳고 눈물 [MD리뷰]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MBC 일일드라마 '압구정백야'(극본 임성한 연출 배한천 최준배)가 남아선호사상을 풍자하는 듯한 내용을 내보냈다.

24일 방송된 '압구정백야'에선 육선지(백옥담)가 아들 네 쌍둥이를 출산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네 쌍둥이가 아들이란 소식에 남편 장무엄(송원근)은 물론 시부모 장추장(임채무), 문정애(박혜숙)까지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당초 가족들은 딸을 낳을 것으로 기대했었다.

시할머니 옥단실(정혜선)도 소식을 전해듣고 "아니, 어떻게 아들이야. 그것도 넷씩이나"라며 한숨을 쉬었다. 선지의 어머니 오달란(김영란)도 "뭐라고? 아들?"이라며 기뻐하는 표정은 아니었다.

뒤늦게 아들 출산 사실을 안 네 쌍둥이 엄마 선지까지 남편 무엄에게 "정말? 믿을 수가 없어. 오빠 장난하는 거지? 나 놀리려고?"라고 되물었다.

집으로 돌아온 후에도 선지는 방에서 혼자 서럽게 울었다. 무엄이 "울지 마"라고 위로했지만, 선지는 자신을 달래는 정애, 단실에게 "애들 하나 예쁘지도 않아요"라고 했다. 단실은 "죄 받을 소리마. 하늘이 주신 선물이야. 애 낳고 싶어도 못 낳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라고 꾸짖었다. 선지는 "딸들 바라셨잖아요"라며 울었고, 정애는 "안 키워봐으니까 먼저 딸 낳았으면 한 거지"라고 했다.

이날 방송 내용은 그간 많은 드라마에서 다뤄지던 남아선호사상에서 비롯된 전개와 상반된 흐름이었다. 아들을 낳지 못해 시댁 식구들에게 구박받는 며느리가 대다수 가족 드라마에서 보여졌던 내용이다. 이처럼 네 쌍둥이 아들을 낳고 눈물 흘리고, 시댁 식구들이 실망하는 장면은 이례적이다. 임성한 작가가 남아선호사상을 풍자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 = MBC 방송 화면 캡처]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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