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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원초적 웃음과 풍자가 함께 있다.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 코너 '뿌리없는 나무'는 생각 없이 웃다가도 뼈 있는 풍자가 여운으로 남는다.
금요일 밤에서 일요일 오후 8시 45분으로 편성 시간을 변경한 '웃찾사' 분위기에 힘입어 '뿌리없는 나무' 팀 역시 더 심기일전하고 있다. 지난 27일 '웃찾사' 녹화 전 마이데일리와 만난 남호연, 최충호, 최백선, 장다운은 한층 밝아진 얼굴로 각오를 다졌다.
최근 주위에서 '재미있다'는 말을 많이 듣는 것에 대해 막내 장다운은 "다양한 연령대의 시청자가 좋아할만한 소재를 다루며 나잇대에 맞는 코너가 고루 분배돼 있어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요일 이 시간에 꼭 와야겠다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 전까지 '웃찾사'의 개편 이동이 많았잖아요. 심야 시간대로 갔다가 일요일 아침 시간대에도 갔었어요. 그 때마다 그 시간대에 맞는 코너를 했어요. 심야 시간으로 가면 어른들에게 맞게 하고 일요일 아침일 때는 어린이를 상대로 하는 코너를 했었죠. 이번에 바뀐 시간대는 그게 복합적이라 그에 맞게 코너가 분배돼 있어요. 그걸 긍정적으로 봐주시는 것 같아요."(남호연)
남호연 설명에 최충호는 "우리가 하는걸 보고 '노력을 하는구나' 하는 게 비쳐지니까 좀 더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억울한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 실력이 충분한 개그맨들이고 다양한 코너를 선보이고 있는데 방송 시간대로 인해 다소 노출이 떨어지는 면이 있는 것에 대한 억울함 말이다. 시간대를 옮기고 나서야 그 진가를 알아봐주니 그런 부분에서 억울함이 있지 않을까 했다.
최백선은 "재밌으면 다 보니까 저희는 그렇게 생각한다. 시간대 탓은 아니다. 억울함은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남호연 역시 "억울하기보다 그 때 만약에 포기했다면 어땠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시간대가 그러니까 쉽게 하자는 마음으로 했으면 오히려 지금처럼 이렇게 좋은 편성이 안 됐을 거다. 꾸준히 하니까 좋은 반응을 이끈 것 같아요."(남호연), "꾸준히. 시간대에 연연하지 않고 제작진, 감독님, 개그맨들이 지치지 않고 꾸준히 흘린 땀 때문이죠."(최백선)
인기를 실감하게 한 '뿌리없는 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나눴다. '웃찾사'에 사극 코너가 없어 기획하게 된 '뿌리없는 나무'는 왕, 중전, 장군이라는 구성으로 한 나라의 그림을 완성했다. 그런 부분에서 한 나라 국민으로서 공감대가 형성됐고 그로 인해 풍자가 이뤄지기도 했다.
"원래는 '풍자를 해야겠다' 해서 하는게 아니에요. 편안하게 웃음을 드리려 했는데 많은 분들이 보시면서 모든 요소에서 공감을 찾으시더라고요. 캐릭터가 왕이다 보니 왕이 하는 말을 하게 되는데 '세금을 이렇게 해라', '백성을 위해' 등 말을 하죠. 그런 부분에서 '맞아 맞아' 하시는데 사실 그래서 부담 아닌 부담을 갖고 있어요. 웃음에 중점을 맞추려 하죠."(남호연)
'뿌리없는 나무' 팀은 편하게 수다 형식으로 아이디어를 내는 편이다. 그 날의 주제를 잡기 위해 우리 나라 이슈를 찾아본다. 사극이고 왕 콘셉트이기 때문에 시사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루지는 않더라도 공감을 일으킬만한 것들을 다루려 한다. 자신들의 경험담도 녹여낸다. 녹화 당일까지도 대본을 수정하며 서로의 의견을 조율한다.
홍일점 장다운도 '뿌리없는 나무' 상승세에 일조했다. 남호연은 "중전 캐릭터를 캐릭터 있는 친구로 찾다가 (장)다운이 얘기를 했다. 다운이는 잘 못 느끼는데 등장만 해도 터지는 기본 공식이 있는 친구다. 고개만 들어도 빵 터지더라"고 밝혔다.
"저는 개그우먼 되기 전까지 못생겼다는 말을 들은적도 없었어요.(웃음) 처음에 '굿닥터'를 했을 때도 '사람들이 왜 웃을까. 시우 선배가 웃겨서 웃는거겠구나' 했어요. 근데 점점 '뿌리없는 나무'를 하면서 개그우먼으로서의 제 정체성을 찾고 있어요."(장다운)
사람들이 자신의 얼굴만 봐도 웃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장다운 말에 선배들은 야유를 보냈다. 최백선은 "왜 그러냐"고 구박했고, 남호연은 "지방공연이 많이 들어오는데 보통 셋만 갔었거든요? 근데 지난해부터는 무조건 다운이를 데려오라고 하더라"고 폭로했다.
한층 탄력 받은 분위기에 편성 변경 후 주목도도 달라졌다. 지방 공연에서 알아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코너 속 대사까지 알고 있을 정도. 심지어 '웃찾사' 모든 팀이 등장할 때마다 박수와 환호가 끊이지 않았다. 흑자에 전석 매진까지 됐다.
"주목도가 확실히 달라요. 그렇다고 갑자기 달라진 반응은 아니에요. '괜찮다', '재미있다' 등 반응이 있다가 편성 시간이 바뀌니까 더 그런 것 같아요. 직점 몸으로 체감하니까 '확실히 좀 다르구나' 싶었죠. 주위 분들 반응도 그렇고요."(남호연)
뜨거운 반응에 좋긴 하지만 아쉬움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왕과 중전은 민낯으로 나오는데 저와 최충호는 수염을 그리잖아요. 이게 센게 수염을 안 그리면 잘 모르더라고요. 수염을 안 그리니까.. 첫방을 후회하고 있어요. 첫방이라도 그냥 나갈걸.."(최백선)
'뿌리없는 나무' 팀은 시청자들의 반응을 보며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더 커졌다. 이전에도 열심히 했지만 SBS에서 자신들을 믿고 좋은 시간대를 주니 더 달라지는 게 있다.
"하나는 확실한 게 '개그콘서트'를 이기자는 것은 절대 아니에요. 우리 개그맨들은 다 친해서 '너네 코너 우리랑 붙었더라' 이런 얘기를 다 해요. 서로 '이기자'가 아니고 코미디붐을 다시 한 번 일으켜보자 하는 게 있어요. 2004~2005년에는 코미디붐이 있었잖아요. 그런 취지로 서로 윈윈 하는 거지 '널 밟고 널 이길거야' 이런건 아니에요. 서로 좋은 자극제가 돼서 같이 상승하자는 거죠."(남호연)
달라진 분위기에 더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니 올해 연예대상은 더 기대를 해본다. 앞선 연예대상에서는 수상을 하긴 했지만 인지도가 부족해 제대로 기쁨을 만끽하지 못했다. 시상식을 즐기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남호연은 "이번에는 저희 소감부터 달라질 것"이라며 "SBS 자체적으로 '웃찾사'를 홍보해주는 것을 처음 봤으니 좀 더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해서 '연예대상'에 걸맞게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할 거다. 자만은 안 하고 자신감 있게"라고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이들의 각오를 들었다. "항상 남호현 형이랑 코너를 오래 했어요. 2012년 데뷔해서 10개 넘게 했고 그 때부터 쭉 안 쉬고 지금까지 해왔죠. 올해 만큼은 조금 더 욕심을 부려서 제 코너를 해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올해 목표는 상도 아니고 제 코너 하면서 형이랑 코너 하면서 '웃찾사'를 다시 일으켜 보자는 거예요."(최백선)
"저도 제 코너를 하되 열심히 해서 SBS의 자랑스러운 '웃찾사' 여자 개그우먼이 되고 싶어요. '웃찾사' 여자 개그우먼 선배들이 멋지시고 좋은 선배들이 있잖아요. 그 선배들 못지 않게 제가 SBS를 대표하는 개그우먼이 되겠습니다. 그게 목표가 아닐까 싶어요."(장다운)
"제가 12기이고인데 (최)백선이도 12기에요. 백선이가 지난해 신인상을 탔고 그 전년도에 또 저희 동기가 신인상을 탔어요. 저도 올해는 열심히 노력해서 상을 받고 싶어요. SBS '웃찾사'의 연기파 개그맨으로서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면서 종착지는 상이에요."(최충호)
"다 그럴 거예요. '웃찾사'를 기반으로 '웃찾사'가 뿌리가 돼서 잘 뻗어 나가면 좋겠어요. 각종 예능이나 라디오 같은 다른 일들이 있잖아요. 모든 게 가지가 돼서 뻗어 나가는데 '웃찾사'가 잘 되면 그렇게 뻗어 나가지 않을까요? 우선 열심히 하는게 목표고 나중의 일은 자연스럽게 기분 좋게 각자 이름 알리고 하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지금은 오로지 이 시간대에 '웃찾사'를 포텐 터뜨리게, 대박 터뜨리게 하는 겁니다."(남호연)
['웃찾사' 최백선, 남호연, 장다운, 최충호. 사진 = SBS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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