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사실 아찔했다.
지난달 31일 KT 홈 개막전서 승리한 삼성. 전력 차를 감안하면 힘겨운 승리였다. 본래 이날 선발투수는 장원삼. 하지만, 등에 담 증세를 호소, 등판이 연기됐다. 대신 좌완 백정현이 선발로 나섰다. 그는 올 시즌 대체선발 혹은 롱릴리프로 활용된다. 뒤이어 등판한 권오준 김건한 신용운 역시 당장 필승조로 분류되진 않는다.
이들의 행보는 매우 중요하다. 144경기 장기레이스를 선발 5명만으로 버텨내는 건 쉽지 않다. 부상, 부진 등 변수는 언제든지 발생한다. 불펜 역시 필승조만으로 운영할 수는 없다. 뒤를 받쳐주는 투수들의 적절한 활약이 있어야 필승조 역시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첫 경기서 드러난 삼성 마운드 플랜B는 아찔하면서도 희망도 발견했다.
▲백정현의 제구 기복
백정현은 최근 몇 년간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서 주목 받았다. 실제 작년에는 J.D. 마틴의 뒤늦은 1군 합류로 임시 5선발까지 맡았다. 시범경기서 3경기 1승 평균자책점 1.98로 기대치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정작 시즌 들어 좋지 않았다. 이날 선발 등판도 백정현에겐 기회였다. 잘 던질 경우 어떻게든 1군서 중요한 역할로 중용될 수 있었다.
이번에도 결과는 그리 좋지 않았다. 지난달 28일 SK전 구원등판서 ⅔이닝 1피안타 1실점으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다. 선발로 나선 KT전서는 3⅓이닝 4피안타 4볼넷 5탈삼진 5실점으로 무너졌다. 고질적인 제구 기복이 반복됐다. 3회까진 주무기 슬라이더를 앞세워 그럭저럭 호투했다. 하지만, 6-1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4회 동점까지 허용했다. 볼넷과 몸에 맞는 볼 1개가 섞이면서 와르르 무너졌다. 사실 1~3회에도 매 이닝 볼넷이 섞였다. 3회에는 볼넷 이후 적시타를 맞아 실점했다. 올 시즌 롱릴리프로 선발진을 뒷받침해야 하는 백정현으로선 실전서 제구 기복을 줄이는 게 급선무다.
▲꼭 필요한 플랜B
현재 삼성 투수 엔트리는 베스트 라인업은 아니다. 특히 불펜이 그렇다. 사이드암 심창민이 빠진 상황. 그 몫을 권오준과 신용운이 메워줘야 한다. 그런 점에서 두 사람의 KT전 등판은 의미가 있었다. 4~5회 타격전으로 흐른 상황. 안지만, 박근홍, 임창용 등 필승조가 곧바로 투입될 수는 없었다.
류중일 감독은 베테랑 권오준을 올렸다. 28일 대구 SK전서는 1이닝 무실점으로 좋았다. 다만 이날은 ⅔이닝 1실점으로 좋지 않았다. 볼넷과 적시타로 동점을 허용했다. 기록상 백정현의 실점이었지만, 권오준도 승계주자 실점을 최소화하지 못했다. 지난 2년간 재활을 하느라 정규시즌 등판이 없었던 권오준. 경험이 풍부해 검증이 된 카드. 다만, 베테랑이라 본인과 팀의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2이닝 무실점으로 막아낸 김건한과 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신용운은 좋았다. 김건한은 삼성에 귀한 우완 불펜투수. 29일 대구 SK전에 이어 KT전까지 연이어 2이닝을 완벽에 가깝게 소화했다. 결국 이날 시즌 첫 승. 지난해 골반 부상 등 순탄치 않았지만, 올 시즌 출발이 좋다. 백정현이 좌완 롱릴리프라면 김건한은 우완 롱릴리프로 기용 가능하다. 베테랑 신용운도 지난해 재활을 통해 재기에 성공했다. 28일 SK전 1이닝 무실점에 이어 이날 역시 실점하지 않았다. 신용운 역시 전천후로 활용될 전망.
향후 삼성 불펜은 변동 여지가 있다. 당장 1~2일 KT전 선발 윤성환, 타일러 클로이드의 1군 등록으로 불펜이 조정될 수 있다. 향후 정인욱과 김현우가 1군에 합류할 경우 역시 조정 가능하다. 이날 등판한 투수들 중 누군가는 1군서 빠질 수도 있다. 하지만, 144경기 체제서는 반드시 필요한 자원들. 효율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백정현(위), 김건한(아래). 사진 = 수원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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