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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울산 김진성 기자] “가드 훈련을 제대로 시킬 것이다.”
가드 함지훈. 챔피언결정전 1~2차전을 관통한 모비스의 키워드 중 하나였다. 유재학 감독은 “지훈이는 가드로서 재능이 있다. 올 시즌 후 가드 훈련을 제대로 시킬 것이다”라고 했다. 물론 유 감독이 함지훈을 다음 시즌에 완전히 가드로 돌리겠다는 건 아니다. 그는 “지금은 (양)동근이 보조”라고 했다. 김재훈 수석코치도 “지훈이의 그 재능은 김주성도 갖고 있지 않은 부분”이라고 했다.
함지훈의 포지션은 4번 파워포워드. 여기에 상황에 따라 2번 슈팅가드 역할을 소화한다고 보면 된다. 실제 1차전서 함지훈은 3점슛 2개를 터트리며 맹활약했다. 14점 6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 전천후 활약. 다만, 2차전서는 8점 5리바운드 3어시스트 1스틸로 1차전만큼 좋은 활약을 펼치지는 못했다.
▲함지훈의 재능과 만수의 결단
함지훈은 본래 초등학교 시절 가드였다. 이후 키가 크고 살이 찌면서 빅맨으로 돌아섰다. 그가 골밑에서 다소 둔한 듯해도 순간 스피드와 스탭이 좋은 건 가드시절 철저히 익힌 기본기 덕분. 또한, 함지훈은 골밑에서 바깥으로 공을 빼주는 피딩 능력이 매우 좋다. 언더사이즈(198cm) 빅맨이라 국제무대에선 어느 정도 한계가 있지만, KBL에선 확실한 경쟁력을 갖춘 빅맨.
유 감독은 이런 함지훈의 재능을 극대화하고 싶다. 지난 수년간 함지훈에게 외곽으로 수비수를 끌고 나가서 공격을 해주길 원했다. 외국인선수와 문태영까지 골밑 성향이 강하다 보니 모비스 공격 밸런스가 너무 골밑으로만 치우쳤던 것. 하지만, 그동안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게 유 감독의 판단. 결국 유 감독은 함지훈에게 가드 역할을 해보라고 지시했다. 그래서 함지훈은 3점슛도 던졌고, 양동근 대신 직접 볼을 갖고 상대 코트로 들어가는 역할도 했다.
아직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유 감독은 “1차전서는 잘 했는데 2차전서는 제대로 하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동부 김영만 감독도 “(김)주성이가 좀 더 길게 빠졌다면 충분히 지훈이 3점슛을 막을 수 있었다”라고 했다. 아직 ‘가드’ 함지훈의 움직임은 썩 날카롭지는 않다. 유 감독이 말한 “동근이 보조”가 정확한 표현.
▲리빌딩 핵심
모비스는 4강 플레이오프 시작 직전 유 감독과의 5년 계약을 발표했다. 이미 유 감독이 11년간 몸 담은 팀. 이번 재계약으로 유 감독은 사실상 모비스 종신 감독이 됐다. 유 감독은 5년의 초반을 리빌딩으로 채우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여기에 함지훈의 가드 훈련 본격 착수는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모비스는 현재 확실한 2번이 없다. 이대성이 있긴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양동근의 노쇠화 혹은 은퇴시점에 1번으로 자리를 잡아야 한다. 그렇다면 2번은 여전히 고민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유 감독은 이 부분을 함지훈이 조금이라도 채워주길 바란다. 기존의 4번 역할을 해주면서 정확한 상황과 역할을 부여, 공격에서 2번 역할도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전천후 플레이어로 진화시킬 계획. 물론 외곽 수비까지 소화할 정도로 발이 빠르지 않아 수비에선 가드 역할을 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모비스의 미래를 그려봐도 함지훈이 중심이 돼야 한다. 양동근은 곧 30대 후반에 접어든다. 문태영은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어 팀 잔류가 불투명하다. 이대성이 있지만, 정상급 가드로 성장하려면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하다. 그러나 함지훈은 이미 기본적인 기량이 정점에 오른 상태인데다 나이도 만 31세에 불과하다. 향후 2~3년간 충분히 전성기를 더 누릴 수 있다. 유 감독의 다음 5년 임기와 함지훈의 전성기는 어느 정도 맞아떨어진다.
함지훈은 앞으로 빅맨과 가드 역할을 동시에,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소화해야 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모비스 리빌딩 중심이 돼야 한다. 유재학 감독의 함지훈 가드 전환 언급은 뜬구름 잡는 소리가 아니다.
[함지훈(위), 유재학 감독(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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