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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KBS 2TV 예능프로그램 '투명인간'이 3개월 만에 폐지됐다. 그야말로 요절이다. 호텔편을 마지막으로 멤버들의 마지막 인사도 없이 씁쓸하게 퇴장했다.
기획의도는 좋았다. 직장생활에 지쳐있는 사람들을 찾아 잠시나마 휴식을 주고 시청자와 함께하는 리얼 버라이어티로 출발했다. MC들은 투명인간놀이를 통해 직장인들에게 웃음을 줬다. '안녕하세요' 혹은 드라마 '미생' 예능판 등 시청자와 공감하는 방송으로 호평을 얻을 것으로 보였지만, 아니었다. 반응은 좋지 않았고, 시청률 역시 실패였다.
이때 꺼낸 카드가 포맷 변경이다. 직장인들에 그저 웃음만 주던 '투명인간'은 작업장을 찾아 직접 체험했다. 여기서 오는 공감을 찾으려고 했지만 이것도 반응은 뜨뜻미지근했다. 시청자들이 응답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결국 폐지가 결정됐다.
'투명인간' 폐지에 대해 KBS 예능국에서 들을 수 있는 공식 답변은 "정기적인 봄 개편"이었다. 하지만 걸리는 부분이 있다. 갑작스러워도 너무 갑작스럽다는 것이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 포맷을 바꾸고 현장공개도 진행했지만 고작 2주 들려온 소식은 '폐지'였다. 포맷 변경과 현장공개를 왜 진행했는지 의문이 드는 부분이다.
세달 동안 12번 방송됐다. KBS는 왜 '투명인간'을 기다려주지 않았을까. 정기적인 봄 개편이고, 저조한 시청률이 이유지만 시도했던 변화에 대한 피드백도 오지 않을 만큼 짧은 시간이었다. 현재 프로그램의 콘셉트를 보면 '투명인간'이라는 이름과 맞지 않다. 이런 변화를 감행하면서까지 이어가려 했지만 현장공개 2주 만에 폐지가 결정됐다는 것은 아쉬움을 남긴다.
게다가 후속 프로그램도 없다. 폐지 소식을 전한 후에도 KBS는 후속 프로그램에 대한 답을 피했다. 신규 예능 '레이디 액션'을 준비 중이지만 시간은 촉박했고, 결국 '뮤직뱅크 in 하노이'와 '공소시효'가 긴급 편성됐다. '공소시효'는 지난해 배우 김상경 진행으로 방송된 바 있는 파일럿 프로그램이다. 이번 역시 2회 단발성 특집이다. 대책 없는 폐지에 갑작스러운 편성이었다.
"프로그램이 탄생하고 성장하고 꽃을 피우기도 한다. 생명을 다 해 없어지기도 한다" 방송인 강호동이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 100회 특집 기자간담회에서 했던 말이다. '투명인간' 폐지가 결정된 후 첫 공식석상에서 한 말이라 심경으로도 읽혔다. '투명인간'은 생명을 다 해 없어진 것인지 되묻고 싶다.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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