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진야곱 카드. 아직은 2% 부족했다.
두산은 2일 대전 한화전서 패배했다. 개막 3연승 이후 시즌 첫 패배. 임시 5선발 진야곱이 나섰다. 유네스키 마야~장원준~유희관보다는 확실히 무게감이 떨어지는 카드. 결국 3이닝 4피안타 3탈삼진 6볼넷 4실점으로 무너졌다. 시범경기서 2경기 평균자책점 1.35로 좋았지만, 2010년 3월 27일 KIA전 이후 5년만에 나선 정규시즌은 차원이 다른 무대.
2008년 두산에 1차지명된 진야곱은 팀 내 경쟁에서 밀렸고 군 복무로 한동안 1군에서 자취를 감췄다. 시범경기 호투로 손가락 부상을 입은 이현승 대신 임시 5선발로 자리매김했다. 직구, 슬라이더, 커브를 섞어 한화 타선에 맞섰으나 결정적인 순간 내준 6개의 볼넷이 뼈아팠다. 보통 1군 경험이 많지 않은 투수가 넘어야 할 장벽이 순간적인 제구난조. 진야곱 역시 4회 그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강판.
▲진야곱보다 나은 임시 5선발은 없다
두산 선발진은 시즌 초반 잘 돌아간다. 골반 부상을 입은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도 빠르면 주말 부산 롯데전서 선발로 나설 수 있다. 하지만, 5선발 이현승은 여전히 복귀 시기가 불투명하다.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서 왼쪽 네번째 손가락 미세골절을 당했다. KIA 강한울의 타구에 무의식적으로 손을 갖다 댄 것. 4월 복귀는 사실상 힘들어 보인다.
그때까지 진야곱이 5선발을 맡아줘야 한다. 진야곱이 흔들릴 경우 별 다른 대안은 없다. 선발과 중간이 가능한 롱릴리프가 몇몇 있기는 하지만, 그동안 김태형 감독에게 안정감과 믿음을 심어주지 못했다. 결국 시즌 초반 진야곱의 행보는 두산의 성적과도 밀접한 연관을 지닌다. 진야곱으로서도 지금 잘 던질 경우 이현승이 복귀해도 1군에서 어떻게든 자리 하나를 차지할 수 있다.
▲협력이 필요하다
10개구단 선발진을 살펴보자. 4~5선발이 탄탄한 팀은 거의 없다. 니퍼트가 정상 복귀한다고 가정할 때 두산의 1~4선발은 리그 상위권. 결국 상대적을 약한 5선발이 출격 할 때 주변에서 도와줘야 승률을 높일 수 있다. 현실적으로 5년만에 1군을 밟은 진야곱에게 니퍼트, 유희관, 장원준과 똑같이 해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건 무리다. 충분히 기다려주는 게 맞다.
대신 진야곱이 마운드에 있을 때 야수들이 그만큼 힘을 내주면 된다. 시즌 초반 타선과 불펜의 행보는 나쁘지 않다. 2일 경기서 끊겼지만, 개막 3연전서 홈런 2개씩을 연이어 쳐내며 빅볼 야구의 부활을 알렸다. 본래 두산 야수 개개인의 공수 능력치는 삼성과 함께 10개구단 최상위권. 야수들이 결정적인 호수비 하나, 결정적인 한 방만 쳐줘도 진야곱에겐 큰 힘이 된다.
불펜도 마찬가지. 설령 진야곱이 조기에 무너지더라도 추격조와 롱릴리프가 최대한 힘을 내면 경기 막판 승부를 걸어볼 수도 있다. 2일 경기가 그랬다. 김 감독은 진야곱이 물러난 이후 이원재 장민익 이재우 이현호를 연이어 기용했다. 그러나 이원재는 진야곱이 만들어놓은 위기서 밀어내기 볼넷 2개로 진야곱에게 실점을 안겼다.
그러나 이후에는 큰 위기를 맞지 않았다. 이재우는 2이닝동안 삼진 5개를 잡아내는 위력을 과시했다. 본래 이재우는 필승조에서 롯데로 떠난 정재훈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시범경기서 투구 밸런스가 흔들리면서 좋지 않았다. 하지만, 베테랑답게 본 무대에서 달라졌다. 부질없는 가정이지만, 두산 타선이 경기 막판 한화 마운드를 요리했다면 이재우의 호투는 더 빛날 수도 있었다.
개막 3연승 이후 첫 패배. 승부처에서 구원투수들의 제구 난조가 아쉬웠으나 두산으로선 그렇게 기분 나쁜 패배는 아니었다. 타선과 불펜이 진야곱을 좀 더 도와준다면 얼마든지 진야곱 카드로도 승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본 경기였다.
[진야곱.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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