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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원주 김진성 기자] 챔피언결정전을 완벽히 지배했다.
모비스 양동근. 올해 한국나이 36세다 결코 적은 나이가 아니다. 보통의 농구선수라면 전성기에서 내려왔음은 물론, 은퇴를 하거나 고려해볼 나이. 하지만, 양동근은 다르다. 차원이 다른 체력과 활동량으로 4강 플레이오프는 물론, 챔피언결정전까지 완벽하게 지배했다. 그보다 불과 1살 많은 동부 박지현이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을 감안하면 양동근은 위대했다.
사실 LG와의 4강 플레이오프서 약간의 기복이 있었다. 막 전성기에 들어선 김시래와의 맞대결서 확실히 압도하지 못했다. 반면 동부는 박지현의 기량이 예전만 못한데다 젊은 허웅, 안재욱, 두경민, 박병우 등은 양동근의 노련미를 극복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해서 양동근이 그들보다 스피드와 체력, 전투력이 달리는 것도 아니었다. 동부는 챔피언결정전서 양동근을 막기 위해 별에 별 짓을 다 했지만, 끝내 양동근을 막지 못했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도 양동근만큼은 철저히 신뢰한다. 양동근 역시 단 한 순간도 유 감독에게 실망을 시킨 적이 없다. 본래 타고난 체력이 강한데다, 철저한 연구와 노력으로 명품 수비력을 완성시켰다. 프로 초년병 시절만 하더라도 3점슛 성공률이 그리 뛰어나진 않았지만, 부단한 노력으로 정확성이 상당히 높아졌다. 속공전개와 돌파는 숱한 경험으로 쌓은 경기운영능력과 결합해 누구도 막지 못하는 양동근만의 무기가 됐다.
상대 견제를 뚫어내는 능력 역시 탁월하다. 리카르도 라틀리프와의 2대2 공격은 정석적이면서도 날카롭다. 라틀리프가 정확하게 스크린을 걸면 양동근은 틈새를 공략, 골밑에 공을 투입해 라틀리프에게 손쉬운 골밑 찬스를 내주거나 직접 드리블로 오픈 찬스를 만들어낸다. 상대가 스크린 수비에 제대로 대처할 경우 또 다른 외곽 찬스를 만드는 능력도 좋다. 김승현 이상민처럼 관중을 들썩이게 하는 창의적인 패스능력은 없지만, 양동근은 그 누구보다 농구의 기본에 충실하고, 또 건실한 플레이를 펼친다.
사실 지난 2013-2014시즌 양동근이 예전만 못하다는 일각의 평가도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 그는 완벽히 부활했다. 남몰래 개인훈련을 많이 했고, 상대 연구도 많이 했다. 농구월드컵과 인천 아시안게임 참가로 거의 쉬지 못했지만, 늘 철저하게 자신을 관리한 양동근에겐 큰 문제가 되진 않았다. 누가 봐도 올 시즌이 위태로워 보였으나, 기 막힌 반전드라마를 써냈다. 양동근도 이젠 KBL 현역 레전드 반열에 올라섰다.
모비스는 다음 시즌부터 리빌딩에 돌입한다. 하지만, 여전히 양동근이 필요하다. 양동근이 리빌딩 중심이 잡힐 때까지 모비스를 굳건히 지켜줘야 한다. 당연히 모비스는 그가 올 시즌에 보여준 철인 같은 모습을 계속 보여주길 기대한다. 상식적으로 36살의 노장 선수에게 기대하기엔 미안함이 느껴지지만, 양동근이기에, 상식을 깬 활약을 선보였기에 모비스도, 농구 팬들도 ‘철인’ 양동근의 활약을 또 기다린다.
[양동근. 사진 = 원주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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