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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유현숙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호구의 사랑'은 윤난중 작가, 표민수 PD를 만나 드라마로 재구성됐다. 성폭행, 미혼모, 동성애 등의 쉽지 않은 소재를 드라마로 풀어내는 일은 여간 쉽지 않았다.
표민수 PD를 어두운 소재들을 오히려 밝은 곳으로 이끌어냈다. 과거 도도희(유이)가 성폭행을 당한 것에 대해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낳아 꿋꿋하게 살아가는 모습에 좀 더 집중했다. 또 주변의 시선보다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세상을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희망적인 메시지를 남겼다.
표 PD는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성폭행이라는 쉽지 않은 소재를 어떻게 풀어낼지에 대해 조심스럽게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고, 노경우(김현준)에게 성폭행을 당한 것에 대해 구체적으로 표현하기 보다는 강호구(최우식)과 세상에 맞서 싸우는 희망적인 내용을 그렸다. 시청자들이 '호구의 사랑'을 착한 드라마라고 말했던 이유였다.
"도도희가 얼마나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가, 그리고 가해자와 피해자로 가서 싸우는 것이 아니라 '너도 많이 힘들구나'라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또 좀 더 많은 사람들을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는 용기를 주고자 했죠."
또 극 중 변강철의 해프닝이었던 동성애에 대해서도 15회까지 진지하게 때론 유쾌하게 그려냈다. 표 PD는 동성애를 직접적으로 그려내기 보다는 비유적으로 담아내 사회적으로 금기시되는 분위기를 바꿔보기를 바랐다. 용기있는 사람들은 동조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표민수 PD는 '호구스럽다'의 정의를 바꿨다. 모두가 빠름을 추구하는 세상에서 강호구는 이름처럼 지극히 호구스럽고 아날로그적 감성을 가진 캐릭터다. 하지만 극 중 도도희처럼 이해하지 못했던 호구의 태도에 대해 시청자들도 닫힌 마음이 열렸고 호구를 보며 도희를 부러워했다.
'로맨틱 호구'라는 훈훈한 별칭까지 얻게 된 강호구 캐릭터에 대해 표 PD는 "힘들 때 물어보지 않고 그냥 뒤에 같이 잇어주는 것이 호구만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진짜 나서야 할 때, 해야할 일에는 남들보다 먼저 달려가는 강호구의 모습은 시종일관 따뜻한 미소로 '호구의 사랑'을 바라보게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
"호구라는 개념 자체가 끝에서는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댓글을 봤어요. '호구'라는 말이 국어사전에 여러 가지 뜻 가운데 세 번째쯤 뜻에는 진짜 용기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표민수 PD.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tvN 홈페이지 캡처]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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