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10연패. 단지 '신생팀'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이해할 수 있는 성적일까.
KT 위즈는 9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2-13으로 대패했다. 이날 패배로 KT는 첫 승에 또 다시 실패하며 창단 이후 10연패를 기록했다.
▲ 개막전 8-2 역전패 이후 속절 없이 10연패
KT는 KBO리그 10번째 구단으로 야심차게 2015시즌을 맞이했다. 기존 팀들에 비해 떨어지는 전력으로 인해 걱정도 있었지만 설렘도 컸다.
KT는 3월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대망의 창단 첫 경기를 가졌다. 출발은 완벽했다. 1회부터 김상현의 홈런포가 터졌다. 1회 3점, 3회 3점, 4회와 5회 1점 등 한 때 8-2까지 앞섰다.
NC 다이노스가 8경기만에 이룬 창단 첫 승을 단 한 경기만에 이룰 것이라는 기대감이 피어 올랐다.
하지만 이 기대는 얼마 지나지 않아 깨졌다. 5회말 7실점하며 곧바로 역전을 허용한 끝에 9-12로 패했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이튿날 4-5로 패했으며 3월 31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개막전에서도 6-6까지 따라 붙는 저력을 보여줬지만 결국 6-8로 무릎 꿇었다. KIA에게도 모두 패하며 7연패.
그 사이 신생팀 창단 이후 최다 연패 타이 멍에를 썼다. 다음 상대는 SK 와이번스. KT는 3연전 중 첫 날 승리를 이루는 듯 했다. 2-3으로 뒤진 9회초 2사 만루 찬스를 잡은 것. 타석에 선 조중근 볼카운트는 3볼. 하지만 3-1가 된 이후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경기 끝. 아쉬움을 삼켰다.
이튿 날 1-2로 패한 KT는 셋째날 에이스 필 어윈을 내세우고도 장단 16안타를 내주며 2-13으로 대패했다. 신생팀 최다 연패는 어느덧 7연패에서 10연패로 바뀌었다.
▲ 시즌 전부터 예견된 연패 신기록?
기존 구단들에 비해 신생팀들에게는 애정 어린 시선이 존재한다. 신생팀 한계로 인해 다른 구단에 비해 전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패하더라도 채찍보다는 격려의 박수를 보내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는 '어느 정도'일 때만 유효하다. 연패가 지나치게 길어지고 승률이 너무나 떨어지다보면 리그 질적하락에 대한 우려가 나올 수 밖에 없다. 그렇다보면 리그 전체 흥미도 반감된다. 하위권이야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 '버텨줘야'한다는 것. NC는 1군 리그 참가 첫 해 KIA와 한화를 제치고 7위에 올랐다.
더욱 문제는 지금의 10연패가 단순한 우연만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신생팀이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전력을 강화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전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외국인 선수와 FA 영입이다.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일단 KT는 다른 구단에 비해 1명 더 많은 4명의 외국인 선수를 영입할 수 있다. KT는 투수 3명으로 크리스 옥스프링, 필 어윈, 앤디 시스코를 선택했으며 타자로 앤디 마르테를 영입했다.
몸값을 보면 '저비용 고효율'을 택했음을 알 수 있다. 올해 KBO리그 전체 외국인 선수 평균 몸값은 65만 달러. KT 선수 4명 중 이 몸값을 넘는 선수는 한 명도 없다.
시스코는 32만 달러로 전체 외국인 선수들 중에 최저액이다. 크리스 옥스프링의 경우 총액이 35만 달러이며 에이스로 영입한 필 어윈이 55만 달러로 이들 중 가장 높지만 전체 외국인 선수 평균 몸값에는 역시 미치지 못한다. 마르테 역시 60만 달러.
물론 몸값이 모든 것을 설명하지는 않는다. 100만 달러가 넘는 선수도 시즌 중 짐을 싸는 경우가 있는 반면 저렴한 금액에도 맹활약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그래도 몸값에는 각 구단의 기대치가 담겨 있다. '저렴한 선수'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는 것이기 때문. 그렇다고 무조건 경력 대신 가능성만을 보고 데려온 것도 아니다. 현재 마르테를 제외하고는 투자한 비용조차 뽑고 있는지 의문이다.
또 지난 오프시즌 FA 시장은 720억 6000만원이 거래됐을 정도로 활발한 모습이었다. KT는 영입할 수 있는 최대 한도인 3명을 모두 데려왔다. 문제는 선수의 매력도.
FA 영입 또한 외국인 선수 영입과 크게 다르지 않다. 김사율은 3+1년 총액 14억 5000만원(계약금 5억원, 연봉 2억원, 옵션 3년간 연 5000만원), 박기혁은 3+1년 총액 11억 4000만원(계약금 4억5000만원, 연봉 1억5000만원, 옵션 3년간 연 3000만원), 박경수는 4년 총액 18억 2000만원(계약금 7억원, 연봉 2억3000만원, 옵션 4년간 연 5000만원)에 영입했다. 이들 3명의 몸값을 모두 합치면 44억 1000만원이다.
이들 세 명의 몸값을 합친 금액보다 더 많이 받은 선수들이 넘쳐난 이번 FA 시장이다. 그렇다고 이들 3명이 기존 평가에 비해 적은 금액을 받은 것도 아니다.
기존 구단들의 경우 필요한 포지션에 준척급을 영입해 고효율을 노릴 수 있다. 문제는 KT는 전력보강을 위해서는 '저비용 고효율'만을 노리는 영입만으로는 해결이 안 된다는 것. 현재 KT FA 선수들의 경우 '자리를 메우는' 정도가 현실이다. 반면 NC는 창단 이후 적극적인 투자로 뛰어난 선수들을 영입했다.
한 해설위원은 "투자에 인색한 KT가 어려움을 겪어봐야 한다"고 독설을 하기도 했다.
물론 신생팀에서는 기존 선수들 뿐만 아니라 새로운 얼굴들이 활약을 펼치는 모습을 보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하지만 이들을 이끌 경험과 '현재 실력'을 모두 갖춘 구심점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경험이 적은 선수들에게 '승리'만큼 큰 자양분은 없지만 현재 KT 환경 자체가 녹록치 않다.
10연패 중에는 '이길 뻔한' 기회도 몇 차례 있었다. 하지만 '될 수도 있었다'는 우연이 몇 차례 겹치면 이는 우연이 아닌 필연이다. KT의 10연패가 신생팀이라는 이유만으로 당연시돼서는 안 되는 이유다.
[KT 선수단.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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