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BL이 2015-2016시즌 대변혁을 준비 중이다.
10일 김영기 총재, 이재민 사무총장, 이성훈 경기이사 등 KBL 수뇌부를 만났다. 기자간담회를 통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주고 받았다. 그들은 지난 시즌 각종 시행착오를 인정했다. 앞으로는 언론, 농구 팬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뜻도 드러냈다. 2015-2016시즌 준비에 매우 의욕적이다.
KBL은 대변혁을 준비하고 있다. 대중성을 높이기 위해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봤다. 김영기 총재는 크게 네 가지 정도의 변화 가능성을 얘기했다. 우선 FIBA(국제농구연맹) 테스트를 통과한 심판만 경기에 내보낼 것이고, 시즌 일정 조절, 외국선수 출전 방식 변화, 비 시즌 국내, 국제대회 적극 개최가 필요하다고 했다.
▲심판운영 시스템 변화
김 총재는 "FIBA에서 심판부장이 방한할 것이다. 대한농구협회, KBL, WKBL 등 국내 모든 심판에게 강습을 받는 자리가 만들어진다. KBL 심판들은 강습을 토대로 평가를 받을 것이다"라고 했다. KBL은 지난 시즌 갑작스럽게 FIBA룰을 도입했다. 심판들도 적응할 시간이 부족했다. U1파울 적용, 몸싸움에 대한 휘슬 기준 등이 심판들마다 다 달랐다. 다음 시즌부터는 FIBA에서 직접 테스트를 거쳐 통과한 심판만 쓰기로 했다. 매년 비 시즌마다 테스트가 이뤄질 예정. 이 과정을 통해 심판 자질과 수준 향상을 꾀할 것이라는 게 KBL의 계획.
물론 하루 이틀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비디오판독이 급하게 도입됐지만, 일부 심판은 오히려 비디오에 의존, 책임감과 집중력이 떨어졌다. 다음 시즌부터는 비디오판독관이 따로 본부석에 앉는다. 결국 오심의 횟수를 최대한 떨어뜨리고 모든 사람의 눈에 뻔히 보이는 실수를 최소화하는 것, 다시 말해 판정의 품질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보상판정, 흔들리는 판정의 기준점 등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책도 필요하다.
▲시즌 일정 조절
김 총재는 "예전에 비해 평균득점이 줄었고, 슛 성공률이 많이 떨어졌다. 시작 시점이 정규시즌이 45경기서 54경기로 늘어난 이후"라고 분석했다. 그는 KBL이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본다. 그동안 10개구단은 주당 2.6경기를 치렀는데, 대부분 국가는 2경기를 넘어서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를 위해 라운드 수를 줄이거나, 정규시즌 일정 자체를 늘려야 한다고 봤다.
일리있는 지적. KBL 정규시즌은 일정이 너무 타이트하다. 핵심 선수들의 부상과 시즌 막판 경기력 저하는 그런 측면에 따른 결과이기도 했다. 다만, 현행 6라운드를 5라운드로 줄일 경우 모 기업의 예산 편성이 줄어들 수 있고, 결과적으로 스포츠토토 지원금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10개 구단이 이를 찬성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정규시즌 기간을 늘릴 경우 프로야구 등 타 스포츠 일정과 맞물려 스포츠케이블 채널의 중계방송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게 쉽지 않다. 고민이 필요한 문제.
▲외국선수 출전방식 변화
최근 몇년간 KBL은 외국선수 2명 보유에 1명 출전 시스템을 고수했다. 김 총재는 외국선수 활용을 높이는 방향으로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 전 세계 프로리그를 보면 외국선수 비중이 높은데, 우리나라만 무작정 국제경쟁력 강화, 유망주 발굴을 감안해 외국선수 비중을 줄이는 건 세계적 트렌드와 맞지 않는다는 주장. 물론 김 총재는 "장기적으로 국내선수들이 위축되는 건 분명하다. 그 부분에 대한 대안도 찾아야 한다"라고 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대안을 갖고 있지는 않았다. 팬들의 비판을 받는 지점.
현재 확정된 건 다음 시즌부터 외국선수를 두 쿼터에 한해 2명 출전을 허용하는 사실. 몇 쿼터에 2명을 뛰게 하고, 몇 쿼터에 1명을 뛰게 할 것인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신장제한으로 결국 빅맨 비중 강화될 전망. 김 총재는 "분명 그럴 것이다. 제도상으로 작은 선수를 오래 기용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했다. 결국 흥미의 열쇠는 193cm 이하 단신 외국선수가 쥐고 있다는 지적. 하지만, 각종 수비전술 발달로 단신 테크니션의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 현실은 분명히 감안해야 한다. 또한, 김 총재는 "장기적으로는 자유계약제로 가야 한다. 3년 보유제한도 내가 오기 전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했다. 이 부분에 대해선 김 총재의 결단이 필요하다.
▲국제대회 개최
김 총재는 비 시즌 국내, 국제대회 개최를 활성화하겠다고 했다. 일단 7월 쯤에 프로아마최강전을 열기로 했다. 지난해의 경우 아시안게임과 월드컵이 한꺼번에 진행돼 일정을 잡지 못했다. 또한, 한국-중국-필리핀이 참가하는 클럽대항전 초대 대회도 국내에서 열 계획이다. 아직 시기와 참가팀은 미정인데, KBL 우승팀과 준우승팀 모비스, 동부, 중국과 필리핀 우승팀을 초청할 예정. 4팀 풀리그와 단판 결승전으로 우승팀을 가린다. 일본의 FIBA 제재가 6월 경 풀릴 것이라는 게 KBL의 전망. 그럴 경우 일본 우승팀도 참가시킬 수 있다. 다만 아시아선수권대회, 유니버시아드 등 올해도 각종 대표팀 일정이 많아 선수 혹사도 우려된다.
김 총재는 한 발 더 나아갔다. "필리핀의 경우 계속 아시아쿼터제를 주장하고 있다. 우리도 필리핀에 선수를 보내고, 필리핀도 우리나라에 선수를 보내 흥미를 키울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 한중필 대회를 계기로 클럽 교류를 확대, 축구의 AFC 챔피언스리그처럼 시즌과 클럽대항전을 병행하는 시스템 정착이 필요하다는 생각. 물론 구체적인 대안은 아직 없다. 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도 필요하다.
KBL은 조만간 10개 구단 단장과 워크숍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 언론과 정기적으로 만나 각종 현안을 논의하겠다고 했다. 김 총재가 말한 각종 구상은 현실적으로 발전시켜야 할 부분도 있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부분도 있다. 다른 대안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 KBL이 다시 한번 여론의 시험대에 섰다.
[KBL 로고, 김영기 총재, 심판들, 프로아마최강전 장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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