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일본프로야구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에서 뛴 지난 2013년과 비슷하다. 한화 이글스 외국인 타자 나이저 모건의 행보가 그렇다.
모건은 전날(11일)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타격 부진"이라고 모건의 2군행 이유를 설명했다. 모건의 올 시즌 10경기 성적은 타율 2할 7푼 3리(33타수 9안타), 홈런 없이 5타점, 출루율 4할 5리로 아주 나쁘다고 보긴 어렵다.
그러나 순도가 문제다. 개막전인 지난달 3월 28일 목동 넥센 히어로즈전 5타수 4안타 맹타 이후 그만한 임팩트는 없었다. 지난 7일 대전 LG전 끝내기 안타도 행운이 깃든 내야안타. 4월 8경기 타율은 2할 8리(24타수 5안타)로 썩 좋진 않았다. 'T 세리머니'로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긴 했지만 득점권 타율 2할 1푼 4리(14타수 3안타)로 찬스에서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모건은 2년 전 요코하마서도 비슷한 시기에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바 있다. 그래서 이번 2군행이 더 주목된다. 당시 상황은 올해보다 더 심각했다. 아니, 처참할 정도였다.
일단 모건이 2년 전 4월에 어땠는지 살펴보자. 시범경기 17경기에서 타율 1할 5푼 2리로 극도의 부진을 보였다. 그럼에도 나카하타 키요시 요코하마 감독은 그를 3번 타자 우익수로 고정했다. 개막전에서 3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으나 이후 5경기에서 15타수 3안타로 침묵했다. 다음 3경기에서는 모두 2타수 무안타로 침묵했고, 경기 도중 긴조 다쓰히코와 교체됐다. 10번째 경기에서 3번 타자로 복귀했지만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고, 이튿날은 처음 7번 타자로 강등됐다. 역시 무안타.
이후에도 반전은 없었다. 4월 11일에는 선발 라인업서 빠졌고, 대타로 출전해 1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다음 2경기는 아예 결장했다. 4월 16일과 17일 경기에 3번 타자 우익수로 복귀했지만 4타수 1안타, 5타수 무안타로 부진했고, 이후 2경기에 결장했다. 그리고 4월 20일 자로 결국 2군행을 통보받았다. 4월 14경기에 출전해 40타수 5안타(타율 0.125)의 성적만 남기고 1군에서 제외된 것.
지금과 비교하면 성적이 훨씬 나빴지만 강등된 시기는 비슷하다. 포크볼과 스플리터, 종슬라이더 등 떨어지는 변화구에 약점을 보인 게 부진 원인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심기일전한 모건은 2군에서 연일 맹타를 휘두르며 복귀 시점을 조율했고, 2013년 5월 1일 1군 재진입 이후 완전히 달라졌다. 이후 94경기에서 타율 3할 1푼 4리(331타수 104안타), 11홈런으로 펄펄 날았다. 특히 승부처에서 해결사 노릇을 하며 성적과 인기까지 2마리 토끼를 잡았다. KBO리그에서도 2년 전처럼 반등할 수 있을지는 본인 노력에 달렸다.
일단 모건은 서산 2군구장에서 타격감을 끌어올리는 데 힘을 쏟을 전망. '영혼의 형제' 이정훈 2군 감독과도 약 3주 만에 재회한다. 이 감독은 겨우내 모건을 맞춤 지도했다. 당근과 채찍을 번갈아 사용하며 동기를 부여했고, "잘하고 있다"는 말로 기를 살려줬다. 이번에도 '이정훈 매직'이 통할지 한 번 지켜볼 일.
모건의 1군 등록 가능 시점은 오는 21일부터다. 그가 아시아 무대 첫해인 지난 2013년처럼 시즌 중 2군행을 계기로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나이저 모건.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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