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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식당의 주방장을 뜻하는 '셰프'(Chef)는 2000년대만 하더라도 생소한 단어였다. 하지만 2010년 MBC 드라마 '파스타'에서 공효진이 외친 "예, ??"을 발단으로 최근에는 예능에서 심심치 않게 '셰프'라는 단어를 찾아볼 수 있다.
지난 KBS 2TV '해피투게더' 야간매점을 시작으로 케이블채널 tvN '삼시세끼' 정선편·어촌편, '수요미식회',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 종합편성채널 JTBC '냉장고를 부탁해', SBS '쿡킹코리아', '식사하셨어요?', 올리브TV '오늘 뭐먹지?', '올리브쇼', '테이스티로드', '한식대첩', '셰프의 야식', EBS '최고의 요리비결' 등 요리 관련 프로그램은 트렌드를 넘어 포화상태를 이루고 있다.
또 여기에 최근 '런닝맨', '1박2일', '진짜 사나이' 등 기존 리얼 예능에서도 셰프들의 활약이 이어지고 있어 브라운관에서는 여기저기 요리하는 냄새가 가득하다. 최근 외신 CNN에서 국내의 '먹방'을 인기를 넘어 문화로 보도할 만큼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와 함께 먹방에서 '쿡방'(Cook과 방송의 합성어)으로 진화, 셰프들의 진기한 요리 모습을 여기저기에서 볼 수 있다.
하지만 셰프의 인기에 예능에서 너도 나도 요리 관련 코너나 셰프 특집을 마련하는 것은 우려해볼 만하다. 최근 국내 TV에서는 외국인과 셰프가 지배를 한다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점차 신선함보다는 캐릭터 경쟁으로 변질되고 있다.
예능은 TV 콘텐츠 중 어떤 장르보다 트렌드에 민감하다. 특히 최근에는 매 회가 '특집'으로 꾸며지는 예능의 특성상, 트렌드를 발빠르게 읽어야하는 것이 관건이다.
하지만 전문 방송인이 아닌 셰프들의 반복된 예능 노출은 요리 프로그램 자체에 식상함을 가져올 수 있다. 특히 이들이 요리를 하는 모습보다 예능의 특성상 웃음을 위해 반전매력으로 포장된 모습들은 자칫 셰프들이 전문 분야에서 쌓았던 커리어를 해칠 수 있다.
음식을 중심으로 요리, 먹방, 쿡방, 셰프, 허세셰프, 꽃미남셰프, 셰프군단, 셰프대결 등으로 확장된 예능계 판도가 긴 호흡을 보일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급하게 끓다 바로 식어버리는 양은냄비가 아니라 진득한 뚝배기처럼 셰프들이 예능계 뿐만 아니라 방송계에서 활약할 수 있으려면, 그저 일회성 웃음을 위해 이미지를 쓰고 버리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요리 관련프로그램. 사진 = CJ E&M, JTBC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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