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강산 기자] "이런 식이라면 괜히 돌아왔다 싶어."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이 작심한 듯 속내를 털어놓았다. 김 감독은 1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서 열리는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전에 앞서 "4년 만에 돌아오니 현장에 제재하는 게 많다. 하지 말라는 게 너무 많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날은 KBO 상벌위원회 징계 결과가 나왔다. 12일 사직 롯데전서 벌어진 빈볼 사태에 대한 것. 이동걸은 5경기 출전 정지와 제재금 200만원을 부과 받았고, 김성근 감독(300만원)과 한화 구단(500만원)에게도 관리 소홀의 책임을 물었다. "오전에 병원에서 링거 맞고 왔다"고 운을 뗀 김 감독의 목소리에는 힘이 없었다. 막내 딸과의 통화 내용을 전할 때는 잠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감독실은 숙연해졌다.
김 감독은 "KBO가 내린 결정이니 따라야 한다. 그렇다면 그런 것이다"면서도 "하기 싫으면 야구판을 떠나야 한다. 구단과 선수에게 일절 대응하지 말라고, 내가 책임지겠다고 했다. 옛날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열심히 하려고 해도 이렇게 되나 싶어 실망스럽다. 롯데 이종운 감독은 초년생인데 내가 맞대응하면 안 되겠더라. 그래서 가만 있었다.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야구 선배로서 위치를 확보할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프로야구는 앞을 보고 달리고 있는데 왜 긁어 내리는지 모르겠다"며 "감독자 회의 때 얘기가 나왔다. 나한테 '후배들을 사랑해달라'고 하더라. 지키려고 했다. 위계질서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프로야구를 위해 돌아왔는데 이런 식이라면 의욕이 꺾인다. 이번 일(빈볼 사태) 때문에 선수와 구단, 팬들에게 상처를 줬다. 전체적인 말을 들어보고 얘기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말을 이어갔다. 그는 "선수 전체가 상처를 받는다. 야구장에서 맞은 빈볼 물론 아프지만 정신적으로 맞는 빈볼도 아프다"고 뼈있는 말을 남긴 뒤 "야구계를 바꾸고 싶었다. 혹사 시킨다고 욕 많이 먹었다. 나는 트레이너가 쓰지 말라면 안 쓴다"고 말했다. 이어 "이동걸과 선수들이 죄송하다고 하더라. 괜찮다고 했다. 김태균은 본인이 기자회견 한다고 해서 말렸다. 내가 다 책임진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SK 시절부터 대한민국 야구가 이상해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잊었던 야구를 찾자는 생각으로 돌아왔다"며 "내가 해명한 게 감독 되고 처음이다. 이렇게 말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더 중요한 건 야구계 전체를 어떻게 보느냐다. 이번 사태로 한화 팬들이 등을 돌린다면 무척 슬픈 일이다. 어떤 식으로든 야구판을 바꾸고 싶었는데, 책임 지라면 책임 지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감독은 "투수들이 이제 겁 나서 몸쪽 공을 못 던진다. 그러다 보면 쉽게 얻어맞는다"며 "이런 식이라면 괜히 돌아왔나 싶다. 스트레스 쌓이니 위궤양까지 생기더라. 그래도 버텨야 한다. 선수가 없다고 뒤처지면 안 된다"며 말을 맺었다.
[김성근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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