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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대전 강산 기자] 한화 이글스 배영수는 '푸른 피의 에이스'였다.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삼성 라이온즈 한 팀에서만 뛰며 희로애락을 같이했다. '삼성맨' 이미지가 무척 강했던 선수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이제는 '주황 피의 에이스'를 꿈꾼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FA 자격을 얻어 한화로 이적했다. 그리고 데뷔 후 처음으로 15년간 뛴 친정팀 삼성을 상대한다. 1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서 열리는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과의 시즌 3차전에 선발 등판하는 것. 많은 관심이 쏠리는 건 당연하다.
데뷔 15년 만에 첫 삼성전 등판
먼저 배영수가 삼성에서 남긴 업적을 살펴보자. 2002년과 2005~2006년, 2011년~2014년까지 팀의 7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함께했다. 이 기간에 현역 통산 최다승인 124승을 따냈고, 통산 394경기에서 124승 98패 3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4.21(1837⅔이닝 859자책)의 성적을 냈다. 역대 한국시리즈 최다 등판(24회) 기록까지 세웠다.
한화 이적 이유는 간단했다.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는 팀을 찾겠다"는 것. 지난해 팀 평균자책점 6.35로 이 부문 리그 최하위(9위)에 그친 한화로선 투수 한 명이 절실했다. 배영수의 관록과 많은 우승 경험에 기대를 걸었다. 김성근 한화 감독도 "우승 경험은 기존 선수들에게도 크게 작용할 것"이라며 그를 반겼다.
일단 올 시즌 출발은 썩 좋지 않았다. 2경기에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12.71(5⅔이닝 8자책)의 성적만 남겼다. 이적 후 첫 선발 등판인 지난 10일 사직 롯데전서는 4⅔이닝 7실점으로 부진했다. 친정팀을 상대로 반등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2000년 데뷔 후 무려 15년 만에 친정팀을 상대로 공을 던진다.
10년 만에 이승엽과 맞대결
특히 '라이온 킹' 이승엽과의 맞대결에도 관심이 모인다. 배영수는 지난해까지 삼성을 대표하는 에이스였고, 이승엽은 '국민타자'이자 삼성을 대표하는 타자였다. 배영수가 13승(5패)을 따낸 2003년, 이승엽은 KBO리그 한 시즌 최다 홈런인 56홈런을 때려냈다. 즉 둘은 삼성을 대표하는 투타 에이스였다.
둘의 맞대결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승엽은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 소속이었고, 둘은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 결승서 만났다. 당시 전적은 3타수 무안타로 배영수의 승리. 배영수는 첫 타석서 슬라이더, 2번째 타석서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을 솎아냈고, 3번째 타석서는 유격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배영수는 그 해 11승(11패)을 올렸고, 리그 평균자책점 2위(2.86)에 오를 정도로 위력투를 선보였다.
특히 한화는 전날(15일) 3-3으로 팽팽히 맞선 6회초 이승엽에 결승 스리런 홈런을 얻어맞아 패배의 쓴잔을 들이켰다. 시리즈 전적 1승 1패, 위닝시리즈를 노리는 상황에서 설욕 의지가 무척 강하다. 배영수가 선봉에 선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벌써 흥미롭다.
맞상대는 '파이어볼러' 피가로
이날 배영수의 맞상대는 외국인 투수 알프레도 피가로. 최고 구속 154km 빠른 공과 커브, 체인지업으로 타자를 상대한다. 올 시즌 성적은 3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2.84. 전 경기 퀄리티스타트 행진을 기록 중이다. 압도적인 성적은 아니지만 선발진의 한 축으로서 큰 문제 없는 성적이다. 역시 한화전 첫 선발 등판이다.
이제 배영수는 삼성의 25번이 아닌 한화의 37번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입단식 당시 "김성근 감독님과 함께한다면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변화가 필요했고, 아직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선발로 뛴다면 당연히 두자릿수 승리가 목표다. 개인타이틀도 노려보고 싶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공교롭게도 이적 후 정규시즌 2번째 선발 등판이 삼성전. 많은 이들의 시선이 대전 경기에 쏠릴 것 같다.
[한화 이글스 배영수.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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