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마이데일리 = 도쿄(일본) 허설희 기자] 뮤지컬 '데스노트', 한국판과 일본판은 어떻게 다를까.
16일 오전 11시 일본 도쿄 캐피톨호텔 도큐 컨퍼런스룸에서 진행된 뮤지컬 '데스노트'(프로듀서 백창주, 연출 쿠리야마 타미야) 기자간담회에서는 한국 공연 전 일본 공연 중인 쿠리야마 타미야 연출이 참석해 작품 및 캐스팅, 한·일 공연의 차이점 등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뮤지컬 '데스노트'는 2003년부터 슈에이샤 '주간소년 점프'에 연재된 만화 '데스노트'(원작 오바 츠구미, 만화 오바타 타케시)를 원작으로 씨제스엔터테인먼트가 공연 제작 자회사 씨제스컬쳐를 세우고 본격적으로 뮤지컬 제작에 나선 작품. 일본 굴지의 엔터테인먼트회사 호리프로(Horipro Inc.)와 함께 성공적인 초연을 위해 힘을 모았다.
연출은 신국립극장 예술감독을 역임한 일본 공연계를 대표하는 거장 쿠리야마 타미야가 맡았다. 일본에서는 우라이 켄지, 가키자와 하야토가 야가미 라이토 역에 더블캐스팅 됐고 코이케 텟페이가 엘(L), 유즈키 후우카가 아마네 미사, 마에시마 아미가 야가미 미사유, 하마다 메구미가 야가미 렘, 요시다 코타로가 야가미 류크, 카가 다케시가 야가미 소이치로 역을 맡았다.
한국에서는 주인공 라이토, 엘로 최고의 실력파 배우 홍광호, 김준수와 함께 정선아, 박혜나, 강홍석이 함께해 완성도 높은 최고의 무대로 올 여름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 '뜨거운 인기' 원작과의 비교
원작이 워낙 인기 있는 작품이다 보니 쿠리야마 타미야 연출은 먼저 뮤지컬 무대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는 "소설이나 만화는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장르다. 그렇기 때문에 만화에서 가능한 것과 연극에서, 무대에서 가능한 것은 다르다"며 "기본적으로 연극 무대를 만들 때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어떻게 관객들에게 전달할까를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고 첫걸음"이라고 밝혔다.
"처음 만화를 읽었을때 연출을 맡아 달라고 부탁을 받았는데 제일 먼저 어떤 소리가 내게 들리는가 생각했다. 이 작품 1장 테마가 지루함"이라고 전한 쿠리야마 타미야 연출은 "'데스노트' 중에서 이름을 쓰면 40초 안에 그 사람이 죽는다는 게 있다. 처음 들렸던 소리는 40초 시계 촉진 소리였다"고 운을 뗐다.
그는 "프랭크 와일드혼 음악은 굉장히 풍요롭고 색채감이 풍요롭다"며 "오히려 그런 색채감이 풍요로운 프랭크 음악과는 반대적인 무기질 같은 시계 초침소리가 들어가면 어떤 화학 반응이 일어날까 굉장히 기대됐다. 그게 연출가로서 첫 페이지"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말한 것은 청각의 문제다. 그렇다면 시각은 어떨까"라며 "'데스노트'는 검정색이다. 무대 전체, 무대 미술에 관해서인데 검은 노트를 펼쳤을 때 나오는 하얀 종이가 막이 올라갔을 때 보여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하얀 세계에 등장 인물의 말, 움직임, 음악으로 점점 채워져 가는 것이 '데스노트'의 세계관을 보여주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 작품은 만화 원작을 각색했는데 기본적으로는 사신 손바닥 안에서 인간들이 움직이며 살고 있다는 커다란 틀은 그대로 했다"고 덧붙였다.
▲ 한국 vs 일본과의 비교
일본에서 먼저 공연이 올려지고 한국에서 선보이게 된 만큼 두 공연의 비교가 불가피할 것. 쿠리야마 타미야 연출은 "무대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살아있는 것"이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두 배우 뿐만이 아니라 한국의 새로운 컴퍼니를 만나 같이 작업할 때 어떤 화학반응이 일어날까는 연습을 하면서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며 "'데스노트'는 한국에서 공연될 때는 일본과 같은 형태로 공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지만 일본에서 공연이 올려진 후 시간이 좀 지났으니 '이 부분은 보강하고 싶다', '이 부분은 살리고 싶다' 등이 있어 기본은 일본 공연과 같이하되 조금씩의 변화는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전에 한국에서 뮤지컬 '쓰릴미'를 연출했다. '쓰릴미'에도 두 명의 배우가 나오는데 기본적으로 연출은 일본과 똑같이 했다. 그런데 전혀 다르게 보여졌다"며 "그것은 한국 배우나 일본 배우, 어디가 뛰어나고 어느쪽이 잘 한다는 것이 아니라 한국 배우가 그 때 작업을 하며 굉장히 매력적이라 느꼈다"고 했다.
▲ 초호화 캐스팅 한국 배우들이 만들어나갈 시너지
한국 '데스노트'가 홍광호, 김준수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 시작부터 화제를 모은 가운데 쿠리야마 타미야 연출은 그들과의 시너지 효과를 중요하게 여겼다.
그는 "김준수, 홍광호 한국에서 대스타라고 알고 있다. 두 분이 얼마나 대스타인지는 그다지 저한테는 관계가 없다. 얼마나 작품을 잘 만드는지가 더 중요하다"며 작품성에 더 무게를 실었다.
"홍광호도 고등학교 교복을 입고 시작해 고등학생이 점점 광기로 인해 변해가는 모습을 어떻게 잘 보여줄까 변화를 보여주고 싶다"고 밝힌 쿠리야마 타미야 연출은 "무대라는 것이 살아있는 무대기 대문에 살아있는 배우들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같은 것을 갖고 가도 한국 배우들이 갖고 있는 동물적인 부분, 그들의 스타일로 표현하는 것들로 인해 드라마도 많이 바뀌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곳에서 만난 배우들과 같이 부딪치면서 인간의 심리, 그 때의 움직임을 표현하고 싶다"며 "어쩌면 엘과 라이토처럼 나와 배우들도 같은 심리전을 하면서 거기에서 태어나는 멋이 작품에 반영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데스노트'는 일본의 카피 버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 안에서 만들어지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뮤지컬 '데스노트' 한국 공연은 6월 20일부터 8월 9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된다.
[쿠리야마 타미야 연출, 뮤지컬 '데스노트' 포스터. 사진 = ⓒTsugumi Ohba, Takeshi Obata/Shueisha Original Production by Horipro Inc., 씨제스컬쳐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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