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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축구에서 ‘개인전술’은 감독이 아닌 선수의 몫이다. 그리고 ‘팀전술’이 경기 전체를 지배한다면 ‘개인전술’은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된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가장 ‘개인전술’이 뛰어난 팀은 ‘MSN’ 메시-수아레스-네이마르가 이끈 바르셀로나였다.
바르셀로나는 16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2014-15시즌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원정경기에서 3-1로 승리하며 4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데 성공했다. 올 시즌 3번째 대결이었다. 조별리그서 두 번의 승부를 펼쳤던 두 팀은 서로에 대해 너무도 잘 아는 상태에서 재회했다. 그러나 흐름은 이전과는 완전히 달랐다. 파리 생제르맹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공백 속에 득점에 어려움을 겪었고 ‘MSN’을 제외하는데도 실패했다.
두 팀의 결과를 가른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바르셀로나는 무려 700개의 패스를 성공하며 ‘티카타카(Tiki-Taka)의 진수를 보여줬다. 이는 파리 생제르맹이 시도한 전체패스(390개)보다 1.5배 이상 많은 수치다. 점유율도 바르셀로나가 66%대34%로 압도했다. 당연히 슈팅도 11대8로 많았다.
그러나 승패를 가른 결정적인 하나는 바로 개인전술의 차이였다. 리오넬 메시, 루이스 수아레스, 네이마르로 구성된 최강의 공격 삼각편대를 내세운 바르셀로나는 프랑스 최고구단을 상대로 28번 일대일 대결을 펼쳐 20번 승리했다. 그 사이 파리 생제르맹은 39번 중 16번밖에 이기지 못했다.
안으로 들여다보면 두 팀의 차이는 더 커진다. 파리 생제르맹은 바르셀로나 진영에서 겨우 4번 일대일 대결을 이겼다. 그것도 대부분 하프라인에 가까운 위치였다. 바르셀로나 페널티박스 근처에서는 10번 모두 일대일에서 못 이겼다. 반면 바르셀로나는 성공한 20번 중 17번이 모두 파리 생제르맹 진영이었다. 수아레스는 다비드루이스의 가랑이를 두 번이나 뚫는 굴욕을 선사했고 메시는 수비수 3~4명을 가볍게 제치고 슈팅을 날렸다.
점유율에서 두 배를 앞섰으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점유를 한다고 일대일 돌파까지 이긴다고 볼 순 없다. 동시에 열린 FC포르투와 바이에른 뮌헨의 결과가 이를 증명해준다. 뮌헨은 69%의 점유율을 기록했고 패스도 642개로 포르투보다 두 배 넘게 많았다. 그러나 일대일 대결에서 뮌헨은 18번 시도해 10번만 성공했다. 페널티박스 근처 돌파는 제로(0)다.
전날 레알 마드리드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레알은 수비라인을 깊숙이 내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상대로 점유율(61%대39%), 패스(505대309), 슈팅(17대8)로 모두 앞섰다. 개인전술도 나쁘진 않았다. 36번 중 21번 승리했다. 그러나 페널티박스 근처에선 2개에 그쳤다.
개인전술이 승리의 완벽한 조건은 아니다. 아틀레티코가 버스 2대(미드필더 4명과 수비수 4명을 두 줄로 배치해 간격을 좁힌 전술)로 레알의 개인전술을 무력화한 것은, 반대로 ‘팀전술’의 승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아틀레티코마저도 올 시즌 바르셀로나의 개인전술에 무너지곤 했다. 세상에 완벽한 전술은 없다. 허나, MSN이 보여준 개인전술의 임팩트는 제법 강렬했다.
[사진 = AFPBBNEWS]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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