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독립영화계에 여성 감독들의 작품이 차례로 개봉되며 여풍(女風)이 불고 있다.
올해 여풍을 몰고 온 주인공들은 바로 김보경 감독, 황윤 감독, 이길보라 감독이다. 김보경 감독은 한국 최초 독립야구단인 고양 원더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파울볼', 황윤 감독은 육식파 가족이 돼지와 교감하면서 '사랑할까, 먹을까!'라는 딜레마에 빠지는 '잡식가족의 딜레마', 이길보라 감독은 청각장애 부모와 건청인 자녀가 함께 살아가는 지구 위 가장 특별한 가족 이야기를 담은 '반짝이는 박수 소리'를 연출했다.
지난 2일 개봉한 '파울볼'은 한국의 '야신' 김성근 감독과 고양 원더스 선수들의 실화를 그렸다. 조정래 감독과 나란히 이름을 올린 김보경 감독은 야구에 관심이 없었던 그녀가 촬영을 달가워하지 않는 김성근 감독에게 손 편지를 전달해 인터뷰 승낙을 받고, 여자에게 금기 구역인 로커룸까지 따라다니며 끊임없이 질문하고 노력하며 영화를 완성해 그의 시선을 궁금하게 한다.
내달 7일 개봉 예정인 '잡식가족의 딜레마'는 '돈까스 마니아'라 불리는 영화감독이자 엄마인 황윤이 구제역 살처분 대란 이후 돼지의 삶에 관심을 가지면서 시작된다. 무려 4년이란 기간 동안 돼지들의 희로애락을 카메라에 담아내고 공장식 축산 현장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해 제65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컬리너리 시네마(Culinary Cinema/음식과 환경에 관련된 영화를 소개하는 섹션)'에 초청됐다.
김보경, 황윤 두 여성 감독에 이어 26세라는 어린 나이로 독립영화계 여풍(女風)을 이을 신예 감독 이길보라는 오는 23일 올 해 첫 번째 휴먼 다큐멘터리 '반짝이는 박수 소리'로 첫 장편 데뷔를 목전에 두고 있다.
청각장애 부모 밑에서 건청인으로 성장하면서 느꼈던 감독 자신의 혼란과 방황 그리고 가족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낸 작품으로 2014년 여성인권영화제 관객상, 장애인영화제 대상,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다큐멘터리 옥랑문화상 관객상을 수상하며 각종 영화제에서 호평 받은 바 있다. 장애라는 편견을 넘어 유쾌하고 특별한 가족의 모습을 담아냈다.
[영화 '파울볼', '반짝이는 박수소리', '잡식가족의 딜레마' 포스터. 사진 = 오퍼스픽쳐스, KT&G 상상마당, 시네마달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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