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지금 개인타이틀의 주인공을 논하는 건 이르다.
시즌 초반이기 때문이다. 많은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 변수, 심지어 악재를 이겨내야 타이틀 홀더가 될 수 있다. 도루왕은 더욱 그렇다. 144경기를 버텨낼 수 있는 체력이 필수요소. 꾸준히 출루해야 한다는 전제조건도 있다. 역대 도루왕은 대부분 발 빠른 테이블세터 요원이 차지했다.
2015시즌. 일단 김상수(삼성)가 도루왕 2연패에 나섰다. 9번 타자로 나서는 불리함 속에서도 지난해 53도루로 생애 첫 타이틀홀더가 됐다. 올 시즌에도 17일 현재 6도루로 공동 3위. 전체적으로는 지난해 2인자들의 반란이 거세다. 주인공은 박해민(삼성), 박민우(NC), 이대형(KT), 오재원(두산) 등이다.
▲그들의 반란
박해민은 9도루로 1위에 올랐다. 9개를 시도, 아직 단 1개의 실패도 하지 않았다. 본래 발이 빠른 박해민은 지난해에도 36도루로 5위. 풀타임 2년차를 맞이한 올 시즌에는 타격능력이 향상되면서 자연스럽게 출루능력이 향상됐다. 도루에 완전히 눈을 뜨며 도루왕 도전에 나섰다. 급기야 삼성 류중일 감독은 15일 대전 한화전서 시즌 초반 타율이 떨어지는 야마이코 나바로 대신 박해민을 톱타자로 중용했다. 당시 1안타 이후 곧바로 도루 1개를 성공했다. 평소 6~7번으로 나섰던 박해민으로선 톱타자 배치가 도루왕 경쟁서 유리하다. 그만큼 타격 기회가 많기 때문. 출루율도 0.410으로 나쁘지 않다. 물론 나바로가 살아날 경우 하위타순으로 돌아갈 수도 있는 게 변수.
지난해 50도루로 2위를 차지한 박민우도 올 시즌 도루왕 경쟁에 다시 참가했다. 올 시즌에도 부동의 주전 2루수인 박민우는 8도루로 박해민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10개를 시도, 단 2개 실패했다. 박민우는 김상수, 박해민과는 달리 올 시즌 붙박이 톱타자로 뛴다. 현재 0.418로 출루율 리그 15위. 도루왕 경쟁 중인 선수들 중에선 단연 가장 높은 출루율. 이 페이스를 유지할 경우 강력한 도루왕 후보가 될 수 있다.
이대형도 도루왕에 나설 분위기. KIA에서 1년만에 KT로 옮긴 이대형은 올 시즌 주로 톱타자로 나선다. 6도루로 김상수와 함께 공동 3위. 7개 시도, 단 1개만 실패했다. 이대형의 최대 장점은 도루왕 경험이 많다는 점.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 연속 60도루. 2007년부터 4년 연속 도루왕을 차지한 명성은 어디로 가지 않았다. 다만 타격이 좋지 않아 그동안 충분히 기회를 받지 못한 게 아킬레스건. KT에선 급격한 슬럼프만 겪지 않는다면 꾸준히 주전으로 나설 전망이다. 그럴 경우 박해민, 박민우, 김상수 등과 함께 강력한 도루왕 후보다.
오재원도 도루왕 도전에 나설 수 있다. 5도루로 오지환(LG)과 함께 공동 5위. 시즌 초반이라 5위는 큰 의미가 없다. 시도 자체가 많지 않았을 뿐, 실패 없이 모두 성공했다. 2011년 도루왕 출신으로 도루 자체에 일가견이 있다. 벌크업 속에서도 스피드가 줄어들지 않았다. 다만 부상자 속출로 전력이 완전하지 않은 두산 사정상 테이블세터와 중심타선, 하위타선 등 다양한 타순을 오가는 게 오히려 도루왕 도전에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최근 종아리가 조금 좋지 않은 것도 변수.
▲주춤한 2인자들
작년만큼 힘을 내지 못하는 선수들도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서건창(넥센). 지난해 201안타, 출루율 0.438로 그 누구보다 루상에 많이 나갔다. 도루도 48개로 3위를 차지했다. 풀타임으로 자리잡은 2012년 39개, 2013년 26개로 도루에 일가견이 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불의의 부상으로 3개월간 개점휴업에 들어갔다. 9일 잠실 두산전 막판 1루 베이스를 밟는 과정에서 고영민과 충돌, 후방 십자인대가 부분 파열됐다. 누적기록으로 승부하는 도루왕 특성상, 사실상 경쟁에선 밀려난 분위기. 현재 2도루.
지난해 37도루로 4위에 올랐던 조동화(SK)도 올 시즌엔 1도루로 주춤하다. SK 특유의 두꺼운 외야 경쟁서 약간 밀린 느낌. 누적기록으로 다투는 도루왕이니 주전일수록, 상위타순일 수록 유리한 건 당연하다. 다만 워낙 발이 빠르고 작전수행능력이 좋아 기회만 얻으면 얼마든지 도루왕 경쟁에 나설 수 있다.
지난해 32도루로 공동 7위를 차지한 정근우(한화)와 정수빈(두산)도 올 시즌 도루 페이스는 주춤하다. 정수빈은 2도루에 묶인 상황. 주전 중견수로 꾸준히 출전 중이지만, 타격이 신통치 않다. 타율 0.222. 다만, 최근 3경기 연속 안타로 감을 잡고 있다. 정근우는 턱 관절 부상으로 아직 올 시즌 단 1경기에도 나서지 못했다. 두 사람 역시 꾸준히 출전기회만 얻으면 도루왕 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
[위에서부터 박해민, 박민우, 서건창.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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