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의 여왕' 전도연, '무뢰한'서 살인자의 여자로 강렬 변신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제68회 칸 영화제의 입성을 확정하며 '칸의 여왕'이라는 수식어를 또 한번 입증해낸 배우 전도연이 영화 '무뢰한'으로 돌아온다.

'무뢰한'(감독 오승욱 제작 사나이픽처스 배급 CGV 아트하우스)은 형사와 살인자의 여자라는 양극단의 남녀가 만나 엇갈리는 진심과 거짓을 그린 영화로, 전도연이 살인 용의자인 애인을 기다리는 술집 여자 김혜경 역을 맡았다.

김혜경은 한 때는 잘 나가던 텐프로였지만 술집 생활 10년 만에 5억이 넘는 빚만 남긴 채 변두리 단란주점 마담이 되어버린 인물로, 애인 박준길과 함께 이 바닥을 뜨려는 희망을 품었지만 더 큰 빚을 남기고 도주 중인 그로 인해 그마저 쉽지 않다. 그러던 중 혜경의 단란주점에 영업부장으로 위장한 형사 정재곤이 찾아오고, 그의 거짓인지 진심인지 모를 말과 행동에 자기도 모르게 마음이 흔들리게 된다.

아들을 잃고 신을 의심하는 엄마('밀양'), 세상 어디에도 없을 순애보로 눈물샘을 자극한 여인('너는 내 운명'), 바람둥이 선비의 유혹에 휘말리는 조선시대 정절녀('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본능적인 행복을 탐하는 재벌가 하녀('하녀')까지 여배우가 표현할 수 있는 가장 다채로운 얼굴을 보여줬던 전도연은 '무뢰한'을 통해 또 한번의 강렬한 도약을 이뤄냈다.

전도연이 그려낸 김혜경은 밑바닥 인생의 산전수전을 겪어낸 노련한 생존본능 뒤로, 다시 한번 사랑이라는 희망을 믿고 싶어 하는 복잡한 감정을 그녀 특유의 섬세한 표현력으로 납득시킨다.

전도연은 '무뢰한'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나오는 인물들이 어느 것 하나 꾸미지 않은 인간의 모습이었고, 여과되지 않은 본연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게 영화의 큰 힘으로 느껴졌다. 혜경 또한 남자들 사이에서 대상화되지 않는 면이 매력적이었다. 하드보일드 안에 큰 멜로가 있는 점이 굉장한 장점인 영화"라며 '무뢰한'에 대한 남다른 이해와 애착을 보여줬다.

결코 쉬운 역이 아닌 김혜경을 두고 고민 끝에 가장 먼저 전도연에게 시나리오를 건넸다는 오승욱 감독은 "전도연이라는 여배우는 어마어마하다. 불행한 사람들에 대해 굉장히 깊은 연민을 가지고 있고 그들의 고통을 절대로 외면하지 않고 공감한다. 예술가로서는 거의 정점에 있는 사람이다"라며 유일무이한 배우 전도연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진실을 숨긴 형사와 거짓이라도 믿고 싶은 살인자의 여자, 두 남녀의 피할 수 없는 감정을 전도연과 김남길의 만남으로 그려낸 하드보일드 멜로 영화 '무뢰한'은 5월 13일 개막하는 제68회 칸 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인 뒤 내달 개봉된다.

[영화 '무뢰한'의 전도연. 사진 = CGV 아트하우스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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