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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81년생 동갑내기 두 원조 걸그룹 성유리, 정려원이 10여년 만에 마음의 상처를 털어놨다.
20일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선 성유리, 정려원이 일본으로 '힐링 여행'을 떠난 모습이 전파를 탔다. 성유리와 정려원은 과거 90년대말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각각 핑클과 샤크라로 활동한 원조 걸그룹. 이날 방송에선 그룹 활동 당시의 안티팬과 서로에 대한 솔직한 마음을 고백했다.
▲ "여고생은 그냥 날 싫어하는 사람들…"
신인 걸그룹이던 정려원에게 당대 최고 인기였던 핑클은 선망의 대상이었다. 팬클럽 수도 핑클에 상대적으로 적었는데 "응원을 해줘도 티도 안 났고 오히려 야유를 받으면 세상에 그렇게…(클 수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핑클 성유리에게도 나름의 고충이 있었다. 안티팬이었다. 오히려 "어디를 가도 욕먹었다"는 성유리는 "일단 교복 입은 여고생들은 다 우리를 싫어했다고 보면 된다. 여고생은 그냥 '날 싫어하는 사람들' 그런 인식이 있었다"며 지금도 "교복 입은 친구들을 밖에서 만나면 놀란다. 뭔가 날아올 것도 같다"고 아직 아물지 않은 마음의 상처를 고백했다.
정려원이 털어놓은 안티팬 이야기는 더 섬뜩했다. 1위 후보가 돼 다른 아이돌과 악수했더니 안티팬들이 "감히 우리 오빠랑 악수를 했어?" 했다며 "아크릴판을 뒤집어서 칼날을 다 붙였더라. 열면 이게 튀어나와서 손을 다 벴다"고 털어놨다. 어떤 안티팬이 건넨 화장품 박스는 열어 본 흔적이 있길래 냄새를 맡았는데 "아세톤, 식초 냄새가 났다"며 "그때부터 어린 마음에 상처를 받았다"고 한다.
다만 성유리는 안티팬에게 복수한 경험도 있었다. 어느 날 미용실 앞에서 한 팬이 건넨 편지를 열어보니 핑클 사진에 눈 부위가 오려져있는 안티팬의 편지였던 것. 핑클 멤버들은 곧장 다시 미용실로 차를 돌렸고, 아무 것도 모른 척하며 해당 안티팬을 자신들에 차에 태웠다. 이효리, 옥주현, 이진, 성유리 등 핑클 멤버들은 "너 왜 이랬어? 학교 어디야?" 하고 따졌다. 그러더니 직접 해당 안티팬의 학교에 전화를 걸어 담임교사와 통화까지 했다고 한다.
성유리는 "그때 이후 우리는 건드리면 안 된다는 소문이 퍼졌더라"며 웃었다. 게다가 그때 차에 태웠던 안티팬이 훗날 자신의 스타일리스트의 지인이었다는 사실도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 "진짜 그때는 우리가 친해질 생각 못했는데…"
정려원과 성유리는 이번 여행을 통해 한층 가까워지고 서로에 대해 더 깊게 알아가는 모습이었다. 활발하게 그룹 활동하던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같은 가수였지만 마음의 거리는 멀었던 두 사람이다.
정려원은 "그때 우리는 신참이었고, S.E.S.랑 핑클을 항상 부러워했다. 우리도 네 명이니까 되게 좋아했다. 드림콘서트 리허설할 때에도 우린 앞 순서, 핑클은 한참 뒤였다. 하지만 우리가 핑클을 보려고 한참 기다렸다가 간 적 있다"며 멋쩍게 웃었다.
성유리는 배우 전향 후 마음 고생하던 시기 정려원과 만난 순간을 떠올렸다.
"배우로 넘어가면서 너무 힘들었다. 넷이 하다 혼자 하는 데다 안 되는 연기 하려고 하고, 가수 출신이라 욕도 엄청 많이 먹었다. 스트레스를 받아도 누구한테 얘기할 사람이 없었다"는 성유리는 어느 날 드라마 촬영장 대기실에서 우연히 정려원을 마주쳤다고 한다.
"원래 먼저 말을 못 거는데 다가가서 '드라마 너무 재미있게 잘 보고 있다'고 한 적 있다"며 "'너무 힘들죠? 힘내세요. 파이팅' 하고 나왔다. 나오면서 '어머, 내가 왜 이랬지? 어디서 이런 용기가 나왔지' 싶더라. 그 기억이 너무 강했다. 그때 뭔가 너는 내 마음을 다 알고 있고, 같은 걸 겪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성유리는 이제야 비로소 털어놨다.
사실 정려원도 잊지 못한 순간이었다. "성유리가 나한테 처음 말을 걸어준 날이어다. '성유리씨가 말 걸었어' 하고 사람들한테 자랑했었다. 그때까지 내게는 (성유리가)좋아하는, 우상시 하는 가수였다. 인사하기도 되게 힘들고 그랬던 사람이라서 날 응원한다는 얘기를 듣고, 내가 팬이기도 했기 때문에 '어? 진짜 그럴 수 있어?' 이런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고백한 정려원이다.
[사진 = SBS 방송 화면 캡처]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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