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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약장수'는 굉장히 슬픈 영화가 아닌가 싶어요. 가장 슬픈건 개봉일자예요. 이 영화의 개봉일 마저도 (한 남자의 처절한 인생을 통해 부모, 가족, 효 등에 대해 이야기하는) 주제와 맞닿아 있어요."
김인권은 너스레를 떨며 자신이 출연한 영화 '약장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농담기 어린 말이었지만 상당부분 진심도 담겨 있다. 영화 '약장수'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2')과 같은 날 맞붙는 건 흥행 면에서 누구에게나 슬픈 일일 것.
"솔직히 전 '약장수'라는 영화가 부끄럽지 않아요. 흥행을 떠나 '이 시점 쯤에 찍지 않았으면 어쩔까' 싶을 정도로 잘 나온 것 같아요."
'어벤져스2'와 맞붙는 건 슬프지만 영화 '약장수'에 대한 자신감만큼은 최고다. 아버지가 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홍보관 떴다방에 취직해 아들을 연기하는 일범(김인권)의 눈물겨운 생존기를 그린 영화인데, 배우들의 호연과 다큐보다 더 리얼한 현실,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묵직한 주제 등으로 호평 받고 있다.
사실 김인권이 아버지 역을 한 건 처음이다. 유부남을 연기한 적은 있지만 유독 아버지 역은 거리가 멀었다.
"제 첫째 아이가 초등학교 3학년인데 첫째 아이를 낳았을 때 일범과 비슷하게 살았어요. 배우로 자리를 잡으려 고군분투했죠. 군대에 있을 때 아이가 태어났고, 처절하게 살아보려다 보니 순수함도 많이 잃었어요. 그런 (과거의) 모습들을 영화에 담아낼 수 있어서 좋았죠."
하지만 자신이 연기한 일범 캐릭터에는 끌리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초반 시나리오에서 일범이 관찰자로 등장, 홍보관을 투어하는 느낌이 짙었기 때문. 이후 미혼인 조치언 감독이 세 아이의 아버지인 김인권에게 많은 부분들을 맡겨 줬고, 아버지로서의 경험들이 녹아 들어간 덕분에 관객들이 몰입할 만한 인물, 스토리로 재탄생됐다.
김인권은 현재 촬영 중인 영화 '히말라야'처럼 제작비 130억원이 투입된 대작 상업영화부터 개봉을 앞둔 '약장수'처럼 제작비 4억원이 투입된 저예산 영화까지 다양한 영화에 고루 출연하는 배우다. 특히 저예산 영화의 경우 자신의 개런티를 낮추면서까지 출연, 영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약장수' 같은 영화는 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은 작품이에요. 반면 상업영화의 경우 철저치 포지션에 맞고, 관객들이 원하는 지점을 짚어 연기하는 게 배우로서의 도리죠."
누가 봐도 상업성을 전면에 내세운 영화가 아니지만 그는 '약장수'가 굉장한 상업성을 가지고 있다고 평했다. 상업성으로 똘똘 뭉친 '어벤져스2'와 같은 날 개봉하기 때문일 것.
"일단 '어벤져스2'와 견주는 영화가 돼 있잖아요. 물론 우연의 일치지만. 그래도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상업성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죠. 무엇을 상상하든 새로운 걸 보시게 될 거에요. 부끄럽지 않은 영화거든요."
[배우 김인권.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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