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목동 고동현 기자] 완벽한 복수전이다.
넥센 히어로즈는 21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12-0 대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넥센은 4연승을 질주하며 9승 9패를 기록, 5할 승률에 복귀했다.
넥센에게 4월 9일은 잊을 수 없는 날이다. 불과 이틀전(4월 7일) 27안타로 17득점을 올린 넥센 타선은 8일 경기에서 4-9로 패한 데 이어 9일 경기에서 상대 선발 유네스키 마야를 상대로 꼼짝하지 못했다.
하지만 단 한 개의 안타도 때리지 못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어, 어…'하는 사이 어느덧 9회가 됐다. 선두타자로 나선 대타 임병욱이 마야를 상대로 볼넷을 골라내며 뭔가 풀리는 듯 했다.
희망은 현실이 되지 않았다. 서건창이 1루수 앞 땅볼을 때렸고 1루수 고영민에게 향했던 공이 2루를 거쳐 다시 1루로 오는 사이 대형사고가 발생했다. 서건창이 고영민과 충돌한 것. 결국 서건창은 이후 오른쪽 무릎 후방 십자인대 부분 파열 진단을 받고 재활 중에 있다. 3개월 정도가 걸릴 전망.
이어진 1사 1루. 반전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택근이 유격수 땅볼에 그쳤으며 유한준이 삼진을 당하며 그대로 경기 끝. KBO리그 역사상 12번째 노히트노런이 달성된 것이다.
마야를 비롯한 두산 선수단은 환호했다. 반면 넥센에게는 1패 이상의 충격이었다. 이후 넥센은 슬럼프와 선수들의 부상이 겹치며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넥센은 주말 KIA와 3연전을 쓸어 담으며 분위기 반전 계기를 마련했다. 다음 상대는 4연승을 달리고 있는 두산. 마침 상대는 마야다. 당시 136구 역투를 펼친 마야는 선발 로테이션을 거른 뒤 이날 마운드에 복귀했다.
장소가 투수 친화적인 잠실구장에서 타자 친화적인 목동구장으로 바뀐 상황. 결과도 180도 바뀌었다. 넥센은 1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고종욱이 빗맞은 내야안타로 출루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이어진 2사 1, 2루에서 당시 노히트노런을 확정 짓는 삼진을 당한 유한준이 선제 3점 홈런을 날렸다. 끝이 아니었다. 2회에는 유한준의 만루홈런, 윤석민의 투런홈런을 비롯해 대거 8득점하며 11-0으로 달아났다. 결국 마야는 3회까지 11실점한 뒤 쓸쓸하게 마운드에서 물러나야 했다.
자칫 이날 넥센 타선이 이날까지 마야에게 당한다면 자존심은 구겨질대로 구겨질 수 밖에 없었다. 결과는 지난 맞대결과 정반대였다. 유한준이 경기 도중 부상으로 이탈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지만 결과로만 본다면 완벽한 복수혈전에 성공한 넥센이다.
[넥센 유한준. 사진=목동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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