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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웬만한 예능인보다 어린아이를 지켜보는 재미가 더 쏠쏠하다면? 잘 키운 삼둥이가 열 예능인 안 부러운 시대다.
아이가 있는 집에는 예측불가 일들이 하루에도 수차례 벌어진다. 그만큼 마음을 졸이며 아이를 지켜봐야 하지만 아이는 생각지못한 감동을 주기도 하고 하루가 다르게 쑥쑥 커가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최근 2년 사이 국내 예능 프로그램에는 육아예능이 굳건히 자리잡았고, 과거 어떤 스타의 아들·딸로 불렸던 것과 달리 굳이 스타의 이름을 설명하지 않고도 아이들의 이름과 얼굴을 떠올리는 시대가 됐다. 육아예능의 강력한 힘이다.
MBC '일밤-아빠 어디가'로 시작해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 SBS '오! 마이 베이비' 등으로 빠르게 퍼져나간 육아예능은 수많은 아이들을 스타 반열에 오르게 했다. 특히 육아예능을 이끈 선봉장, 윤민수의 아들 윤후는 높아진 인기 속에 생각지도 못한 안티카페가 생기기도 했지만, 이후 네티즌들은 자발적으로 나서 안티카페를 없앴고 "윤후야 사랑해"라는 문구가 오랫동안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하기도 했다.
리얼 버라이어티라 할지라도 작가와 대본은 필연적이다. 이를 두고 시청자들을 우롱했다, 리얼 예능이라 할 수 없다고 비판할 지라도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정해진 공간 속에서 많은 스태프들, 출연자들이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니 100% 리얼이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리얼 예능에 대한 회의적인 분위기 속에 육아예능은 이러한 일각의 시선을 말끔히 지워낼 수 있는 의외의 돌파구가 됐다. 아이들은 대본대로 움직여주지도 않을 뿐더러 부모의 예상조차 빗나가는 행동을 하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아빠 어디가'의 경우, 제작진은 아빠를 활용해 아이들에게 관찰 실험을 했고 제작진마저 예상하지 못한 행동과 발언을 해 큰 감동을 안겼다. 소와 대화를 하는 맑은 아이들의 모습이나 각종 캐릭터로 분장한 아빠와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를 하는 모습은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또 최근 케이블채널 tvN '엄마사람'에서 미운 네 살 다은이를 키우는 엄마 현영은 감기에 걸린 아이의 입에서 "엄마가 나 지켜줄거지?"라고 말하는 모습에 부엌에서 홀로 눈시울을 붉혔다. 높은 무대에서 화려한 화장과 드레스가 아닌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고 민낯으로 아이들의 시중을 드는 모습은 스타들의 이색적인 모습이자 친근한 이미지를 드러낸다.
SBS '오! 마이 베이비'에 출연 중인 슈의 쌍둥이 딸 라희·자율 자매나 '슈퍼맨이 돌아왔다' 이휘재의 아들 쌍둥이 서언·서준 형제에 이어, 하나도 둘도 아닌 셋씩인 대한·민국·만세 삼둥이는 국내에 쌍둥이 열풍을 불러 일으켰다. 또 외동으로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한 타블로·강혜정의 딸 이하루나 '오! 마이 베이비' 손준호·김소현 부부의 아들 손주안, '슈퍼맨이 돌아왔다' 추성훈·야노 시호의 딸 추사랑 등을 보며 "동생을 만들어줘야 한다"라는 시청자들의 의견이 이어지면서 '온 국민이 육아예능 속 아이들을 키운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범국민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육아예능 속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미혼에게는 대리만족과 조카를 보는 듯한 즐거움, 그리고 그 나이대의 아이를 키운 부모에게는 공감대를 일으키고 있다. 육아예능은 인간 내면에 있는 가족애를 바탕으로 유행을 타는 예능 콘텐츠 속 오래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 삼둥이 추사랑, SBS '오! 마이 베이비' 라희 라율. 사진 = KBS, 런엔터테인먼트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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