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 서울대 조소학과 출신의 오승욱 감독은 1993년 ‘그 섬에 가고 싶다’의 연출부로 충무로에 발을 들였다. 이창동 감독의 전설적 데뷔작 ‘초록물고기’의 각본을 썼다. 멜로의 고전으로 자리잡은 허진호 감독의 ‘8월의 크리스마스’ 각본도 그의 작품이다. ‘사랑한다’는 직접적인 대사 없이도, 사랑을 납득시켰다.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메가폰을 잡은 ‘킬리만자로’는 처절한 몸부림에도 불구하고 파멸할 수 밖에 없는 깡패와 형사의 비릿한 현실을 담아내 한국적 느와르의 새 장을 연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15년 만에 충무로에 돌아온 그는 전도연, 김남길 주연의 ‘무뢰한’을 만들었다. ‘무뢰한’은 진심을 숨긴 형사와 거짓이라도 믿고 싶은 살인자의 여자, 두 남녀의 피할 수 없는 감정을 전도연과 김남길의 만남으로 그려낸 하드보일드 멜로물이다.
범인을 잡겠다는 목표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형사 정재곤(김남길)과 살인을 저지르고 도망간 애인을 기다리며, 자신에게 고통을 준 세상과 맞장 뜨는 술집여자 김혜경(전도연)의 강렬한 캐릭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칸의 여왕’ 전도연은 “남자들의 세계 속 섬 같은 김혜경을, 남성의 시선으로 대상화하지 않으려 애써 주셨다”고 말했다. 정재곤 역의 김남길은 “전도연, 곽도원, 박성웅. 기라성 같은 선배님들 사이에서 연기하는 나에게 무한한 신뢰를 실어주셨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15년 만에 귀환한 오승욱 감독의 ‘무뢰한’은 내달 열리는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에서 첫 선을 보인 뒤 국내 개봉될 예정이다.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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