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진웅 기자] kt 위즈가 창단 후 홈 첫 승을 거둔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결국 기본기에서 SK 와이번스에 밀렸다. 그러나 kt는 시즌 초반 어두운 팀 분위기를 밝게 해 주는 장시환, 정대현, 이창재 3명의 젊은 투수들 때문에 패배 속에서도 힘을 내고 있다.
kt는 지난 22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9번의 도전 끝에 SK를 2-0으로 꺾고 홈구장 첫 승리를 따냈다. 이 승리는 팀의 창단 첫 영봉승이었다.
그러나 23일 열린 SK전에서는 선발 크리스 옥스프링의 역투에도 불구하고 수비 실책이 잇따르며 SK에 2-3으로 패하고 말았다. 결국 23일까지 kt는 3승 17패로 9위 NC 다이노스와 5.5경기차로 압도적인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팀 타율은 2할2푼4리, 팀 평균자책점은 5.86으로 역시 10개 구단 중 가장 좋지 않다. 그러나 지난 16일까지 팀 평균자책점이 6.61에 달할 정도로 총체적 난국이었던 점을 감안한다면 투수쪽에서는 점차 나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팀 평균자책점이 떨어진 데에는 선발진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옥스프링 외에도 국내 투수 3인방의 호투가 이어진 것이 좋은 영향을 줬다. 그 주인공은 장시환과 정대현, 그리고 대졸 신인 이창재다.
▲kt 마운드의 대들보 장시환
장시환은 올 시즌 kt 마운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고 있다. 당초 장시환은 시범경기에서 2경기에 등판해 8이닝을 소화하며 1승 1패 평균자책점 6.75를 기록, 불안한 투구를 보였다. 지난해 20인 보호선수 외 특별지명을 통해 영입됐지만 기대만큼의 투구를 보여주지 못해 올 시즌 활약이 불투명했다.
그러나 장시환은 정규시즌 들어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사실상 kt 마운드의 대들보가 됐다. 그는 올 시즌 9경기에 등판, 20⅓이닝을 소화하며 1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3.10을 기록 중이다.
특히 지난 22일 경기에서는 4회말 2사 만루 위기에서부터 등판해 9회초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을 때까지 5⅓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자신의 프로 데뷔 첫 승과 함께 팀의 홈경기 첫 승을 이끌었다.
장시환은 2007년 현대 유니콘스 유니폼을 입으며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그러나 만년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1군 무대에서는 활약상을 보이지를 못하며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그렇게 모두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가는 듯했던 장시환은 kt 유니폼을 입은 후 절치부심, 시즌 개막 후 팀의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가 됐다.
그의 존재감은 기록에서 알 수 있다. 모두 구원으로 등판했지만 선발투수인 옥스프링과 앤디 시스코에 이어 팀에서 세 번째로 많은 이닝(20⅓)을 소화하고 있다. 선발 투수인 박세웅(18이닝)보다도 많은 이닝 소화력이다. 장시환이 없는 kt 마운드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핵심 스윙맨’ 정대현과 ‘평균자책점 0’ 이창재
정대현과 이창재도 kt 마운드를 든든하게 지켜주는 존재가 되고 있다.
정대현은 올 시즌 팀의 7경기에 등판, 승리 없이 2패만을 기록 중이지만 16⅔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2.70으로 좋은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2일 팀이 홈 첫 승을 따내는 날 선발투수로 등판해 비록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내려갔지만, 3⅔이닝 동안 SK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당초 이날 경기는 옥스프링의 선발 등판이 예상됐지만, 지난해 SK전에서 호투했던 정대현이 ‘회심의 카드’로 등장했다. 그리고 기대에 걸맞은 투구를 펼치며 팀 승리의 발판을 놨다. 상대인 SK가 정대현이 등판할 것을 이미 예상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SK 타자들을 상대로 긴장하지 않고 호투를 펼쳤다.
정대현은 지난해 특별지명으로 두산에서 kt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그리고 당초 5선발로 기대를 모았지만 시범경기까지 제구 불안과 함께 좋지 않은 투구가 이어졌다. 시즌 개막 후에는 불펜에서 대기하며 선발과 구원을 오가고 있다.
그러나 정대현은 경기를 치르며 점차 안정감 있는 투구를 이어가 선발 난조와 불펜 불안 문제를 보이는 팀에서 핵심 ‘스윙맨’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대졸 신인 이창재도 빼놓을 수 없다. 단국대를 졸업한 이창재는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로 kt의 유니폼을 입었다. 특히 그는 입단 당시 고등학생 때 오디션 프로그램인 슈퍼스타K에 출연했던 이색경력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창재는 시즌 개막 후에는 등판 때마다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실력으로 다시 한 번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는 불펜에서 활약하며 올 시즌 10경기에 등판, 승패 없이 7⅓이닝을 소화하며 무실점으로 평균자책점 0을 기록하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임을 감안하고, 그가 소화한 이닝이 아직 적다는 것을 생각하더라도 신생팀 kt에서 등판 때마다 제 역할을 다하고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신인 이창재의 존재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kt는 최하위에 머물고 있고, 구단의 소극적인 투자로 비판을 받으며 구단 안팎 상황이 어수선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세 명의 젊은 투수들의 맹활약은 향후 kt 마운드의 밟은 미래를 엿보게 하고 있다.
[장시환(첫 번째 사진), 정대현(두 번째 사진), 이창재(세 번째 사진).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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