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바뀐 투구폼으로 던져 봤더니 좋더라고요."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시즌 6번째 맞대결이 벌어진 23일 잠실구장. LG 마무리투수 봉중근이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병원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위염 진단을 받았단다. 계속된 부진에 스트레스가 쌓인 탓이다. 봉중근은 올 시즌 7경기에서 2패 3세이브를 기록했는데, 평균자책점이 24.30(3⅓이닝 9실점)에 달한다. 블론세이브는 하나뿐이지만 매 경기 아슬아슬한 투구로 애간장을 태웠다. 피안타율은 무려 6할 5푼, 탈삼진은 단 하나뿐이고, 볼넷은 5개다.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도 5.40이다. 지난 15일 KIA전 이후 개점휴업 상태.
올 시즌을 앞두고 봉중근은 비장의 무기 포크볼과 슬라이더를 장착했다. 좌완투수로서 포크볼을 제대로 구사할 수 있다면 2스트라이크 이후 승부에 매우 효과적이다. 지금까진 제대로 구사할 타이밍을 잡지 못한 게 사실이다. 첫 세이브를 따낸 지난 4일 삼성 라이온즈전서도 최형우에게 포크볼을 공략당해 투런포를 맞았다. 그러다 보니 실전에서 활용 빈도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미 보여준 게 있기에, 쉽게 포기할 수 없다. 봉중근은 지난 3년간 특급 마무리로 활약했다. 이 기간에 총 94세이브를 따냈고, 평균자책점도 1.82로 훌륭했다. 2012년 26세이브, 2013년 38세이브, 지난해 30세이브를 따내며 LG의 숙원인 마무리 불안을 해소했다. 양상문 LG 감독이 "팀이 강해지기 위해서는 봉중근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봉중근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며 믿음을 드러낸 이유다.
봉중근 본인도 무던히 노력하고 있다. 꾸준히 연습 투구를 하며 투구 폼을 손봤다. 그는 "이전까진 힘이 들어가면서 여유 있는 투구를 못 했다. 힘으로만 했다. 구종도 마찬가지다"고 부진 원인을 분석한 뒤 "투구폼을 바꿨는데 부드러워진 느낌이다. 선발로 던지면 이것저것 시도해볼 수도 있겠지만 내가 4년간 하고 있는 보직이다. 그 안에서 바뀌어야 한다"며 책임감을 보였다.
아울러 "최근 몇일간 바뀐 폼으로 연습하다 보니 좋더라"며 "안타 맞아도 점수 안 주고, 힘이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아직 120경기 이상 남아 있으니 시간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LG는 전날 한화전 승리로 10승 10패, 5할 승률을 맞췄다. 이제 124경기 남아 있다. 128경기 체제였던 지난 시즌으로 따지면 이제 시작일뿐이다. 봉중근이 "아직 시작도 안 했다"며 각오를 다진 이유다.
봉중근은 "마인드는 물론 폼까지 다 바꿨다. 기대된다"며 "바뀐 폼으로 공을 던져 봤는데 좋더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부활에 시동을 건 봉중근이 '수호신'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 한 번 지켜볼 일이다.
[봉중근.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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