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아직 KBO 리그는 총 100경기도 치르지 않았다. 그런데 벌써 끝내기 경기만 12경기가 연출됐다.
지난 23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벌어진 KIA와 롯데의 승부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야구 격언을 다시금 새기게 했다.
KIA는 9회초까지 2-6으로 뒤지고 있었다. 벼랑 끝에 몰린 KIA가 9회말에 뒤집을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이홍구, 김호령, 강한울이 나란히 출루하며 만루 찬스를 얻자 브렛 필이 극적인 좌월 만루홈런을 터뜨려 6-6 동점을 이룬 KIA는 다시 만루 찬스를 만들었고 타자 일순으로 9회에만 두 번째 타석에 나선 이홍구가 몸에 맞는 볼로 7-6 끝내기 승리를 알렸다. 롯데는 선발투수 심수창이 1335일 만에 승리투수가 될 기회를 놓쳐 더 큰 아쉬움을 남겼다.
올해는 유난히 초반부터 끝내기 승부가 자주 연출되고 있다. 개막전부터 끝내기 홈런이 터졌다. 바로 넥센 서건창이 그 주인공. 서건창은 지난달 28일 한화와의 개막전에서 연장 12회말 승부의 종지부를 찍는 끝내기 솔로포를 작렬했다.
다음날인 29일에는 KIA 필이 광주 LG전에서 9회말 승부를 뒤집는 끝내기 역전 투런포를 날려 12년 만의 개막 2연승을 주도했다.
필에게 당한 LG는 지난 1일 잠실 롯데전에서 연장 10회말에 터진 김용의의 끝내기 안타로 개막 3연패 사슬을 끊었고 5일 잠실 삼성전에서는 7회초까지 1-5로 뒤지다 1점차 열세로 맞은 9회말 공격에서 정성훈의 끝내기 안타로 상승세를 이었다.
유독 접전이 많았던 LG는 7일 대전에서 한화를 만났으나 연장 11회말 나이저 모건의 끝내기 안타로 패배를 맞아야 했다. 한화는 9일 LG전에서도 9회말 주현상의 번트 상황 때 상대 수비 실책을 틈타 끝내기 득점을 성공시켜 대전 팬들을 열광시켰다. 같은 날 대구에서는 삼성의 구자욱이 롯데를 상대로 9회말 끝내기 안타를 터뜨렸다.
삼성은 다음날인 10일 대구 KIA전에서도 연장 11회말에 터진 박해민의 끝내기 안타로 웃음꽃을 피웠고 전날 삼성에게 뺨 맞은 롯데는 10일 사직 한화전에서 연장 11회말 장성우의 끝내기 역전 투런으로 기사회생했다.
LG는 주말 3연전 마지막 날이던 12일 잠실 두산전에서 이진영이 1점차 열세를 뒤집는 끝내기 홈런으로 서울 라이벌전의 묘미를 더했다. 두산은 이진영에게 맞은 끝내기의 악몽을 털듯 18일 잠실 롯데전에서 1-5로 뒤지던 9회말 최주환의 역전 끝내기 3점포가 터졌다.
롯데의 악몽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23일 광주 KIA전에서도 4점차 리드를 안고 9회말 수비를 맞았지만 '롯데시네마'는 여전히 절찬 상영중이었다.
SK, NC, KT를 제외한 모든 팀들이 벌써 끝내기 승리를 맛봤고 이들 가운데 삼성, LG, 한화, 롯데, KIA, 두산은 끝내기 패배의 아픔 역시 겪었다.
LG는 끝내기로 3승을 챙기면서도 3패를 당해 끝까지 알 수 없는 혼전을 벌이는 팀임을 보여주고 있고 롯데는 끝내기로 1승을 거두기는 했지만 끝내기 패배만 4차례에 이르러 부실한 뒷문을 여과 없이 노출하고 있다.
[롯데전에서 끝내기 승리를 거둔 KIA 선수들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첫 번째 사진) LG 선수들이 이진영의 끝내기 홈런에 환호하고 있다.(두 번째 사진) 사진 = KIA 타이거즈, LG 트윈스 제공]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