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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배우 김고은이 세 번째 영화를 들고 왔다. 개봉작으로 치면 세 번째 영화지만 내공은 서른 번째 영화 못지않다. 그만큼 ‘차이나타운’ 속 그의 모습은 강렬하면서도 상처 입은 맹수의 느낌을 자아낸다.
‘차이나타운’은 오직 쓸모 있는 자만이 살아남는 차이나타운에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살아온 두 여자의 생존법칙을 그린 영화다. 김혜수가 차이나타운의 대모인 엄마, 김고은이 지하철 10번 보관함에 버려진 후 엄마의 식구가 된 일영 역을 맡았다.
“쉽지 않았지만 굉장히 재미있게 찍었어요. 현장 분위기가 좋았거든요. 나만 좋았나? (웃음) 감정을 잡고, 연결해 나가고 이런 것들이 힘이 들기는 했지만 과정이 재미있는 작품이었어요.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의 생각을 말하며 티격태격하는 그런 과정들이 신났죠. 쿵짝이 맞았거든요. 혼자서 앓는 게 아니라 같이 해나가는 느낌이었어요. 김혜수 선배님도, 감독님도, 스태프들도 서로 도움을 주고 같이 만들어가는 느낌이 강했어요.”
촬영 현장이 좋아서인지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후 호평 일색이다. 여주인공을 내세웠음에도 남자영화 못지않은 느와르 영화로 완성됐다는 평부터 배우들의 호연을 극찬하는 평까지. 뿌듯할 만한 평들이 주를 이뤘다. 특히 도드라졌던 평은 여자배우 두 명을 내세운 짙은 느와르 영화라는 점. 하지만 김고은은 그런 부분들은 생각지도 못했다고 털어놨다.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그런 생각들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여자들의 느와르라는 생각은 인터뷰들을 하며 떠올리게 되는 것 같아요. 시나리오가 너무 좋았어요. 전 제가 좋으면 하는 스타일이거든요. 고민하지 않고 한다고 말한 뒤부터 (더 잘 표현해내기 위해) 더 생각하는 스타일이에요. 그 때부터 시나리오도 더 꼼꼼히 보고요. 처음에는 멜로인 줄 알았어요. (제가 멜로를 하고 싶다고 하니) ‘한 번 봐봐 멜로일 수도 있고...’ 이런 느낌으로 주셨는데 진짜 시나리오에 훅 빠져서 봤어요.”
이번 영화에서 김혜수와 호흡을 맞춘 김고은은 선배 복이 많은 배우다. 아직 개봉을 하지 않았지만 촬영을 끝내 놓은 영화 ‘협녀:칼의 기억’에서는 전도연과 연기했고, 현재 촬영 중인 영화 ‘계춘할망’에서는 윤여정과 연기를 주고받는다. 또 자신의 데뷔작인 ‘은교’에서는 박해일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런 걸 생각해 보면 아직도 신기한 것 같아요. 영화 보는 것도 좋아했고 배우를 꿈꿔왔으니까 얼마나 배우들이 좋았겠어요. 그런데 좋아하던 분들과 자꾸 작업을 하게 되니까 신기하고 벅차기도 했어요. 기적 같은 일이기도 해요. 하면 할수록 더 놀라운 지점은요, 선배님들에게 왜 대단하다고 하는지 알겠더라고요. 현장에서, 옆에서 보면 다 납득이 되더라고요. 괜히 대단한 게 아니구나 싶어요.”
더 대단하다고 여기게 된 건 그들이 보여준 배우로서의 자세와 품격이다. ‘좋은 배우=나만 연기 잘 하는 배우’가 아니라는 김고은에게 그들은 연기는 기본이고, 인성까지 훌륭한 좋은 배우들이었다.
“좋은 배우의 기준을 아직 잘 모르겠어요. 계속해서 기준들이 생기고, 지웠다가 다시 세우는 과정을 반복하겠죠. 하지만 적어도 ‘나만 연기를 잘 하는 배우’가 좋은 배우가 아니라는 건 알 것 같아요. 그리고 ‘함께 하는 작업’이라는 인식이 정확히 박혀 있어야 한다는 것도 명확히 알았어요. 선배님들을 옆에서 지켜보면 스태프를 대하는 태도나 임하는 자세 같은 것이 다르거든요. 그 모든 것들이 저에겐 감동이고 감사함이었어요. 선배님들은 저를 후배가 아니라 파트너로 대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실 지도 모르겠지만 제 입장에서는 감동이었죠. 저도 누군가의 선배가 된다면 당연히 그래야할 것 같아요. 그런 인식을 심어 주셔서 감사해요.”
[배우 김고은.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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