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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광주 강진웅 기자] 계속된 부진으로 팬들의 비판을 받아온 KIA 타이거즈 베테랑 투수 서재응. 그가 여유를 찾았다. 그리고 그 속에서 더 큰 그림을 그리며 팀의 성적과 미래를 생각하는 진정한 베테랑의 모습까지 갖게 됐다.
서재응은 지난 25일 잠실 두산전에서 올 시즌 첫 등판을 가졌다. 첫 등판이 선발이었던 그는 승패는 기록하지 않았지만 5⅓이닝을 소화하며 7피안타 1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그리고 팀은 당시 연장 10회초 터진 김다원의 결승 적시타에 힘입어 두산에 5-4 승리를 거뒀다.
서재응은 당초 KIA의 4~5선발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시즌 전 전지훈련 기간 동안 재활군에서 훈련을 하다 부상을 당했다. 그러면서 서재응의 선발진 합류도 미뤄졌다.
그 사이 임기준과 문경찬 등에게 4~5선발 기회가 갔다. 그러나 꾸준한 모습이 나오지 않았고, 결국 두 선수는 퓨처스리그에서 더 경험을 쌓을 필요가 있다는 판단 하에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들을 대신해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한 서재응이 1군에 복귀했다. 사실 서재응은 4~5선발의 1순위는 아니었다. 그러나 기존 후보들의 부진와 기복이 이어지며 묵묵히 퓨처스리그에서 준비를 한 서재응에게 기회가 돌아왔다.
서재응은 퓨처스리그 3경기에 모두 선발로 등판해 17이닝을 소화하며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53의 완벽한 모습을 보였다. 아무리 퓨처스리그라고는 하지만 부상에서 회복한 서재응이 완벽한 모습을 보였고, 결국 KIA 김기태 감독은 베테랑 서재응을 1군으로 올려보냈다. 그리고 그는 시즌 첫 등판에서 김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서재응은 선발투수로 시즌을 준비했다. 여기에는 김 감독과 서재응 본인 모두 많은 생각이 담겨져 있었다. 29일 만난 서재응은 “팀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제 욕심을 버리고 팀 승리를 먼저 챙길 것이다. 팀에 보탬이 되는 역할이라면 선발과 불펜 모두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말 어려운 상황이고 던질 투수가 없다면 중간에서 던질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코칭스태프와 KIA 팬들 모두 잘 알다시피 지금까지 내가 중간으로 나와 성적이 좋지 않았다”고 솔직히 고백했다.
그는 지난해 16경기에 나서 승리 없이 2패 2홀드 평균자책점 6.40을 기록했다. 선발투수로는 단 한 경기에만 출전했다. 결국 지난해 부진했던 성적은 불펜으로 나서 믿음을 주지 못했던 것이다.
서재응 본인의 말을 비춰 본다면 그 역시 자신이 불펜보다는 선발로서 팀에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와 더불어 그는 이제 팀의 최고참급이 된 만큼 어린 선수들을 뒷받침 하는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팀 성적을 위해 기여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 때문이다.
서재응은 “다른 팀 고참 선배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이제는 제가 뒤에서 어린 선수들을 도와준다는 생각”이라면서 “그러다 보니 성적도 좋아지는 것 같다. 어린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면서 조언을 해주고 있다. 팀 성적을 위해 내가 보탬이 되고 싶음 마음 뿐이다”라고 말했다.
서재응은 KIA 팬들에게 비난을 받는 선수들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부진했던 시간 동안 그는 절치부심하며 팀의 미래를 보며 더 큰 그림을 그려왔다. 그리고 이젠 자신의 성적과 상관없이 팀이 필요로 하는 곳에서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서재응의 이 같은 모습이 시즌 초반 예상보다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KIA의 상승 요인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서재응.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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