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진웅 기자] “나지완을 주연 역할에서 조연 역할로 바꿔주려고 한다. 4번 타자 짐을 덜어주고 싶다.”
KIA 타이거즈 김기태 감독이 결국 고민 끝에 부진을 거듭했던 팀의 4번 타자 나지완의 선발 라인업 제외를 결정했다.
김 감독의 고민은 쉽게 해결되지 않았다. 2군으로 내려 보내자니 그가 받을 상처가 걱정됐다. 그렇다고 계속해서 4번 타자로 내세우자니 침체된 타격으로 공격 흐름을 끊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결국 김 감독은 지금까지 팀에서 묵묵히 훈련을 하며 부활을 위해 힘쓴 나지완을 위해 1군에 남기는 대신 선발 라인업 제외라는 결정을 내렸다.
나지완의 부진은 심각했다. 그는 지난 29일까지 24경기에 나와 타율 1할7푼4리 1홈런 5타점 5득점으로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득점권 타율은 9푼7리로 4번 타자라는 이름에 한참 모자라는 모습이었다. 부진의 긴 터널을 언제쯤 탈출할 지 전혀 예측도 안 되는 심각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감독은 그동안 나지완에 대한 믿음을 보여 왔다. 김 감독은 이달 중순 “주축 타자는 100타석 정도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하며 그가 부활할 것이라는 믿음을 보여 왔다. 그리고 그에게 계속 기회를 부여했다.
나지완은 29일 경기에서 결국 100번째 타석을 채웠다. 하지만 100번째 타석까지도 호쾌한 타격이 나오지 않자 김 감독은 나지완을 경기 도중 신인 김호령과 교체했다. 나지완은 29일 경기서 3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경기 후 김 감독은 나지완을 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결국 김 감독은 30일 나지완과 직접 면담을 하면서 많은 얘기를 나눴고 결론을 내렸다.
김 감독은 이날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의 질문이 나오기도 전에 먼저 나지완에 대해 말을 꺼냈다.
김 감독은 “나지완은 오늘(30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며 “4번 타자 짐을 덜어주려고 한다. 당분간 대타 요원으로 쓸 예정이다.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어제 생각을 많이 했고, (나)지완이와 면담도 했다. 팀을 위해 자존심을 버리고 작은 역할이라도 하려는 지완이를 보고 감독으로서 정말 고마웠다”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나지완이 마음고생이 심할 것”이라며 “나지완을 이제 주연에서 조연으로 역할을 바꿔주려 한다. 지금까지 캠프 때부터 열심히 한 선수이고 4번 타자이니 그만큼의 예우는 해줘야 한다고 생각해 2군으로 보내지 않았다. 현재 나지완 본인이 누구보다도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KIA 박흥식 타격코치는 나지완을 두고 “검증이 된 선수”라면서 “지금 기술적인 면에는 문제가 없다. 결국 멘탈 문제다. 그래서 부담감을 좀 덜어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결국 나지완 스스로 마음의 부담을 털고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는 방법밖에 없다.
이날 나지완은 8회말 차일목의 대타로 타석에 들어섰지만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대타로 나섰으나 결과가 좋지 않았다.
일단 나지완은 대타로 나선 첫 날 김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배려에 응답하지 못했다. 나지완은 지금은 당분간 대타로 나서지만 결국에는 팀의 4번 타자로 돌아와 자기 역할을 해줘야 하는 선수다. 언제쯤 나지완은 다시 강력한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그가 응답할 시간을 많은 이들이 기다리고 있다.
[나지완.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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