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전주 안경남 기자] ‘브라질 특급’ 에닝요(34)와 레오나르도(29)의 프리킥 밀당에 최강희(56) 감독이 웃는다.
전북 현대는 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현대오일뱅크 2015 K리그 클래식 9라운드서 수원 블루윙즈에 2-0 완승을 거뒀다. 3만여 팬들 앞에서 승점 3점을 추가한 전북은 7승1무1패(승점22점)로 수원(승점14점)과의 격차를 8점으로 벌리며 1위를 질주했다.
닥공(닥치고 공격)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는 경기였다. 득점은 ‘2골’ 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순도는 그 이상이었다. 전북의 공격은 정지된 상태에서도 최강이었다. 프리킥을 두고 하는 이야기다.
전북의 전담키커는 ‘녹색 독수리’ 에닝요다. 에닝요의 오른발은 자타공인 K리그 최강으로 꼽힌다. 프리킥에 대한 욕심도 강하다. 이날도 한 번을 제외하곤 에닝요가 거의 모든 킥을 도맡았다. 그러나 에닝요는 욕심낼 때와 양보할 때는 아는 선수였다.
후반 2분에는 욕심을 냈다. 워낙 위치가 좋았다. 페널티박스 바로 정면이었다. 골문까지는 15m 남짓 했다. 에닝요와 레오나르도가 동시에 섰지만 슛은 에닝요의 몫이었다. 그의 슈팅은 아쉽게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후반 24분에는 페널티박스 우측 외곽에서 프리킥 찬스가 나왔다. 이번에는 에닝요가 양보했다. 레오나르도가 볼 앞에 섰고 그의 발을 떠난 슈팅은 그대로 수원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각도가 좁은 위치였다. 보통 슈팅보다는 크로스가 많은 곳이다. 하지만 레오나르도는 그대로 슛을 날렸다.
최강희 감독은 경기 후 “훈련을 계속했지만, 벤치 주문은 없었다. 좋은 선수들이 알아서 차라고 했다. 에닝요가 욕심이 많은데 한 번 양보한 것이 레오나르도의 골로 이어졌다. 다른 때 같으면 못 찰 분위기인데 어떻게 양보했는지 모르겠다”고 웃었다.
이에 대한 해답은 레오나르도가 내놓았다.
믹스트존에서 만난 레오나르도는 “작년에도 사이드에서 찬 프리킥이 맞고 나와 김남일의 결승골로 이어진 적이 있다”며 “이번에도 수원 골키퍼가 크로스를 예상하고 나올 것 같아서 슈팅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에닝요와 미리 이야기가 된 장면”이라고 덧붙였다.
에닝요와 레오나르도의 프리킥 분배는 명확했다. 레오나르도는 “전날 연습 때 에닝요의 프리킥이 워낙 좋았다. 당연히 팀을 위해선 에닝요가 차는 것이 맞다. 이날도 잘 찼는데 크로스바를 맞았다”며 “나도 프리킥을 차고 싶지만 팀을 위한 선택을 했다”고 강조했다.
[사진 = 프로축구연맹]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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