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삼성 타선은 최근 베스트라인업을 꾸릴 수 없다.
시즌 개막 후 단 1경기도 베스트라인업을 꾸린 적이 없다. 지난해 12월 무릎 추벽 제거 수술을 받은 채태인이 단 1경기, 2타석만을 소화했다. 박한이도 4월 18일 대구 KT전서 수비 도중 펜스에 충돌, 옆구리 부상으로 1군에서 제외됐다. 확실히 공백은 있었다. 지난해 팀 타율 3할에 빛나는 정확성과 파괴력이 2% 떨어졌다. 여기에 내부적인 문제들도 있었다. 결국 타순 변경을 선호하지 않는 류중일 감독이 손질을 가했다. 변화는 성공적이다.
▲나바로 3번 안착
최근 삼성의 두 가지 내부적 고민이 동시에 해결됐다. 우선 채태인이 이탈하면서 삼성 중심타선은 약화됐다. 구자욱이 1루를 메웠지만, 중심타선에 꾸준히 들어가기엔 경험과 세기 측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다. 결국 최형우와 박석민을 도와줄 강타자가 필요했다. 류 감독은 베테랑 이승엽에겐 더 이상 부담을 주지 않았다. 5번으로 간혹 활용했지만, 기본적인 타순은 여전히 6번.
결국 1번타순에서 부진했던 나바로를 3번에 배치하고 있다. 올 시즌 그의 펀치력은 매우 좋아졌다. 4일까지 12홈런으로 리그 단독선두. 장타율도 0.629로 5위. 하지만, 나바로는 시즌 초반 지난해처럼 톱타자로 나서면서 타율이 바닥 수준으로 떨어졌다. 나바로의 정확성을 끌어올리는 게 또 다른 고민.
류 감독은 채태인의 공백을 나바로의 장타력으로 메워내고 있다. 나바로~최형우~박석민~이승엽으로 이어지는 클린업 쿼탯은 여전히 KBO리그 최강의 파괴력을 자랑한다. 나바로가 3번에 배치되면서, 바닥 수준이었던 타율도 조금씩 상승곡선을 그렸다. 0.238까지 올라왔다. 1번서 0.196이었지만, 3번에선 0.283으로 준수하다. 정확성과 장타력을 동시에 지녔던 지난해 모드로 서서히 돌아가고 있다.
▲김상수·구자욱의 각성
나바로가 빠진 톱타자에는 김상수가 안착했다. 그는 올 시즌 타율 0.311 2홈런 15타점 13득점으로 좋다. 물론 1번에선 타율 0.259로 0.329의 9번타순 성적에 비해 떨어진다. 하지만, 1번 배치 비중이 올라간 최근 10경기서 타율 0.310으로 좋다. 발 빠른 김상수의 정교한 타격은 진화하고 있다. 수비부담이 있지만, 톱타자 김상수는 마침맞다.
4월 중순 바닥을 쳤던 구자욱의 타격감도 상승세를 탔다. 최근 10경기 타율 0.324로 좋다. 시즌 성적도 0.273 3홈런 13타점. 타격감이 떨어지면서 수비까지 불안감을 노출했지만, 스스로 극복하고 있다. 류 감독도 김정혁을 간헐적으로 1루수로 기용하며 구자욱에게 자극을 줬다. 결국 구자욱이 살아나면서 삼성 하위타선도 정비됐다. 발 빠른 박해민이 9번으로 내려가면서 기동력으로 상위타선과의 맥을 잇는 부분도 좋다.
▲우동균 2번 가세
백업자원 수혈도 성공적이다. 박한이 대신 주전 우익수로 출전 중인 우동균의 타격 페이스가 좋다. 16경기서 타율 0.268, 4타점 10득점. 그러나 최근 6경기서는 20타수 7안타, 타율 0.350으로 매우 좋다. 2번에 배치, 중심타선 앞에서 효율적으로 밥상을 차리고 있다. 박한이가 이탈하기 직전 타격 페이스가 매우 좋긴 했지만, 우동균의 존재감으로 박한이 공백을 거의 완벽하게 메워냈다.
박한이의 정확한 복귀시점은 여전히 미지수. 그러나 박한이가 돌아오기 전까진 우동균이 2번을 계속 맡을 가능성이 크다. 우투수(0.304)에 비해 좌투수(0.188)에게 다소 약하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삼성은 오른손 외야수가 부족하다. 우동균은 발도 빠르고 수비범위도 넓다. 한 방 능력도 갖췄다. 박한이 복귀 후 백업으로 밀려나더라도 언제든 주전급으로 활약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우동균 개인적으로도 박찬도, 이영욱, 강봉규 등과의 경쟁서 한 발 앞서나간 건 큰 소득.
삼성이 채태인과 박한이가 빠진 상황에서 김상수-우동균-나바로-최형우-박석민-이승엽-구자욱-이지영-박해민으로 최적의 타순을 구축했다. 베스트가 아닌데도 완전체에 가까워졌다. 2일 대구 두산전 8회 5득점은 그 위력이 극대화된 케이스. 시즌 중 언제라도 다시 발생할 수 있는 비상상황을 대비, 실전을 통해 확실한 플랜B를 찾았다. 물론 박한이와 채태인이 정상적으로 돌아오면 나바로와 김상수가 1번과 9번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그럴 경우 우동균과 구자욱은 백업 가세, 삼성 1군 야수진의 활용법은 더욱 다양해질 수 있다.
[나바로(위), 김상수와 구자욱(가운데), 우동균(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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