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강산 기자] 비록 팀은 졌지만 송은범(한화 이글스)의 명품 종슬라이더는 훌륭했다.
송은범은 9일 잠실구장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과의 시즌 4차전에 선발 등판, 5⅓이닝 2피안타(1홈런) 4탈삼진 무사사구 1실점 쾌투를 선보였다. 평균자책점도 종전 4.50에서 3.52로 크게 낮췄다. 팀의 3-4 역전패로 시즌 첫 선발승을 올리지 못한 게 아쉬울뿐.
송은범은 지난달 3일 마산 NC전 이후 첫 선발 등판에 나섰다. 이후 계투로만 나섰으나 밸런스가 좋지 않아 2군에서 조정 기간을 거쳤다. 퓨처스리그 2경기 성적은 1승 평균자책점 3.38. 16이닝을 던지며 서서히 폼을 찾았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결과에 상관없이 자기 폼으로 던질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송은범은 최고 구속 149km 직구(32개)와 슬라이더(24개)를 중심으로 커브(4개), 포크볼(2개), 투심(2개)을 섞어 던졌다. 직구 최고 구속이 149km까지 나온 게 매우 고무적이었다. 그러자 종으로 떨어지는 특유의 슬라이더가 제대로 통했다. 이날 1회말 민병헌과 오재원, 3회말 김재호, 4회말 민병헌을 상대로 삼진을 솎아낸 결정구는 모두 슬라이더였다. 2스트라이크 이후 종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에 두산 타자들의 방망이가 헛돌았다.
일본프로야구 대표 투수인 마에다 겐타(히로시마 도요 카프)를 비롯해 파이어볼러 야마구치 ??, 미시마 가즈키(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 등이 150km대 초중반 빠른 공에 종슬라이더를 섞어 효과를 극대화한다. 이날 송은범의 종슬라이더는 낙폭이 상당히 컸는데, 특히 4회말 민병헌을 잡아낸 공이 백미였다.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들어오는 듯하다 홈플레이트를 향해 뚝 떨어졌다. '명품 슬라이더'라 칭하기에 손색없었다.
물론 슬라이더가 다 통했던 건 아니다. 5회말 1사 후 양의지에 던진 2구째는 실투였다. 낮게 떨어져야 하는데, 높은 코스에서 가운데로 떨어지는 바람에 홈런을 허용했다. 스트라이크존 몸쪽 치기 좋은 코스에 들어갔다. 이 공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훌륭했다. 무엇보다 슬라이더 24구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무려 20개였다. 이날 직구 최고 구속(149km)과 슬라이더 최저 구속(131km) 차이는 무려 18km였다. 효과가 배가된 이유다. 퍼펙트 행진이 멈춘 이후에도 흔들리지 않은 송은범의 침착함 또한 돋보였다.
'명품 종슬라이더'로 재미를 본 송은범은 '명품 필승조'의 도움을 받진 못했다. 9회말 권혁이 3안타 1볼넷을 내주며 3실점하는 바람에 팀이 3-4로 역전패했다. 하지만 이날 투구는 앞으로의 희망을 밝히기에 충분했다.
[송은범(오른쪽)이 포수 조인성을 보며 활짝 웃고 있다. 사진 = 잠실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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