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김진성 기자] "일단 하는 걸 봐야지."
12일 대구구장. 삼성 구자욱이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타순은 2번. 이날 삼성은 간판타자 채태인이 1군 복귀와 동시에 3번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채태인이 빠진 사이 1루수를 맡았던 구자욱으로선 백업으로 밀릴 위기였다. 여러모로 구자욱이 채태인과의 경쟁을 직접적으로 넘는 건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러나 류중일 감독은 구자욱을 계속 선발 출전시켰다. 박한이 공백을 메웠던 우동균이 그동안 잘해왔지만, 최근 타격 페이스가 약간 떨어지면서 구자욱이 그 자리를 메웠다. 류중일 감독은 "구자욱이 상무에선 계속 외야수로 뛰었다. 스프링캠프서도 외야 훈련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해도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서는 우익수로 뛰어본 적이 없다. 일말의 불안감은 있는 상황. 류 감독은 "일단 하는 걸 봐야지"라고 했다. 구자욱을 중견수로 넣을 경우 박해민마저 포지션을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류 감독은 "그럴 경우 선수 1명 때문에 너무 많은 선수가 포지션을 이동한다. 수비가 전체적으로 불안해질 수 있다"라며 구자욱을 우익수로 넣는 승부수를 던졌다.
류 감독은 "자욱이의 어깨가 좋다. 자기 앞에 날아가는 타구만 처리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기대 이상이었다. 구자욱의 우익수 수비는 매우 깔끔했다. 오히려 1루에선 간혹 평범한 송구를 받지 못하기도 했고, 땅볼 타구를 처리하지 못해 뒤로 흘리기도 했다. 하지만, 우익수 수비는 상대적으로 더욱 안정감이 넘쳤다.
이날 한화 타자들의 타격감은 괜찮았다. 우측으로 날아가는 타구가 적지 않았다. 구자욱은 2루타를 재빨리 수습했고, 펜스 플레이를 깔끔하게 했다. 백미는 8회. 1사 2루서 정근우의 우중간 타구에 재빨리 대시, 넘어지면서 처리했다. 그 사이 2루로 귀루하던 김경언마저 잡아냈다. 홀로 더블아웃을 이끌어낸 것. 뒤이어 8회말 동점 1타점 2루타까지 쳐내면서 맹활약했다.
비록 팀은 패배했지만, 구자욱으로선 의미 있는 하루. 채태인과 공존 가능성을 입증한 한 판이었다. 물론 구자욱은 옆구리 부상에서 회복한 박한이가 1군에 올라오면 벤치로 물러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삼성으로서도 향후 비상 시에 구자욱을 우익수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구자욱.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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