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강산 기자] 장시환에게 가는 길이 너무나 멀고 험하다. kt 위즈의 불펜 얘기다.
kt는 15일 수원 kt위즈파크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연장 12회 접전 끝에 10-11로 졌다. 4회까지 7-1로 여유 있게 앞섰으나 7-3이던 6회부터 등판한 계투진이 리드를 날린 건 순식간이었다. 연장 접전 속에 돌아온 건 5연패다.
이날 전까지 kt의 팀 평균자책점은 5.83으로 리그 최하위(10위). 이 부문 8위 한화 이글스(5.01), 롯데(5.03)가 4점대에 가까운 점을 감안하면 마운드 문제가 심각하다는 얘기다. 큰 기대를 걸지 않았던 선발투수 정성곤이 5이닝 3실점으로 잘 막아줬지만 계투진은 4점 차 리드를 못 지켰다.
5회까지만 해도 괜찮았다. 그러나 계투진을 가동한 6회부터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김기표는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는 동안 안타 2개를 얻어맞고 2실점했다. 최원재는 1이닝 동안 내준 안타 하나가 고스란히 실점으로 이어졌다. 심재민도 ⅓이닝 2피안타 1볼넷으로 불안했다. 만약 7-6으로 앞선 7회초 2사 만루 상황서 손아섭을 삼진 처리하지 못했다면 실점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뻔했다.
결국 일이 터진 건 8회. 배우열이 첫 상대 황재균에 동점 솔로포를 얻어맞고 7-7 동점을 허용했다. 담장으로 넘어간 타구와 함께 선발투수 심재민의 승리가 날아간 순간. 이후 2아웃을 잘 잡았으나 강민호에 우중간 안타, 김민하에 좌익수 키를 넘어가는 2루타를 맞아 2사 2, 3루가 됐다. 그제야 가장 믿을 만한 장시환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하지만 장시환은 짐 아두치에 초구를 공략당해 우전 적시타를 맞았고, 순식간에 7-9로 전세가 역전됐다. 장시환까지 가는 길이 그야말로 멀고 험했는데, 투입 결과도 좋지 않았다. 흐름이 완전히 꺾인 타자들은 8회말 삼진 3개로 돌아섰다.
9회말 타선이 2점을 뽑아 극적 반전을 이뤄내는가 싶었으나 동점이 끝이었다. 연장 12회초에는 잘 버티던 앤디 시스코가 안중열에 2타점 2루타를 맞아 흐름을 넘겨줬고, 12회말 추격전은 한 점으로 끝났다. 치열한 연장 승부서도 장시환 카드를 이미 써버린 탓에 가용할 자원은 극히 제한적이었다. 시스코가 3이닝은 잘 버텼지만 마지막 아웃카운트 하나를 못 잡았다. 결국 불펜 방화가 5연패를 자초한 셈이다. 장시환이라는 카드가 참 좋은데, 그에게 가는 길이 참 멀고 험하다.
[kt 위즈 장시환.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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