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팀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중요하다."
두산은 다시 단독선두에 올랐다. 2위 삼성에 승차 없이 승률에서 앞선 불안한 선두. 하지만, 외국인타자가 없고, 불펜이 상대적으로 불안한 상황에서 일궈낸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는 상당히 크다. 100% 전력이 아닌데도 효율적으로 팀을 운영한 김태형 감독의 공로가 크다는 게 야구관계자들의 평가.
김 감독은 눈 앞의 1~2경기에 조급하거나 매달리지 않고 철저히 144경기 장기레이스를 감안하는 운영을 하고 있다. 선발로테이션을 무리하게 변형하지 않고, 불펜 투수들에겐 연투를 최대한 자제시킨다. 부진하거나 페이스가 좋지 않은 야수 대신 두꺼운 백업 자원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도 고무적이다.
▲선발진 관리
김 감독은 16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장기레이스에 대비해야 한다. 아무래도 선발투수들의 힘이 한번쯤 떨어지는 시기가 찾아올 수도 있다"라고 했다. 타자뿐 아니라 투수들도 업-다운 사이클이 있다. 늘 최상의 컨디션으로 마운드에 오를 수는 없다. 4~5일 휴식을 갖지만, 꼬박꼬박 선발로테이션을 소화하기 위해 철저한 준비와 관리가 필수.
날씨 등 주변환경이 선발투수에게 독이 되는 경우도 있다. 최근 점점 기온이 올라가고 있다. 투수들에겐 몸이 풀리는 시기이기도 하지만, 체력적으로 서서히 힘든 시기에 들어서고 있는 것도 사실. 김 감독이 말하는 선발진의 체력 문제는 습도가 높아지고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7~8월에 부각될 수 있다. 비로 등판 일정이 밀리면 해당 선발투수의 컨디션이 크게 흔들릴 수도 있다.
김 감독은 "화요일에 등판하는 투수는 4일만 쉬고 다시 선발 등판해야 하기 때문에 화요일 게임에서 투구수를 약간 조절해주는 편"이라고 했다. 이 방법은 대부분 감독이 사용하고 있다. 김 감독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노히트노런을 달성한 유네스키 마야에게 충분한 휴식을 부여했고, 더스틴 니퍼트가 복귀전을 치렀을 때 4이닝만 소화하게 했다. 17일 복귀전을 치르는 장원준 역시 80개 정도의 공만 던지게 할 계획이다. 예민한 선발투수들에게 부담감을 최소화 시켜주는 것이다. 한 여름에 김 감독이 선발진을 어떻게 관리시켜줄 것인지도 관심사.
▲양의지·김재호 관리
장기레이스를 대비, 날씨가 더워지면 야수들도 철저히 관리시킬 계획이다. 김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김현수 오재원 민병헌 등 부상자가 속출, 백업을 적극 활용했다. 두산은 정진호 김진형 최주환 허경민 등 내, 외야 백업 자원이 풍부하다. 그러나 이때 약간의 체력을 세이브한 선수들에 비해 주전 포수 양의지, 주전 유격수 김재호는 상대적으로 무리를 했다는 게 김 감독 판단.
김 감독은 "포수(양의지)가 체력 부담이 가장 심하다. 관리를 해줄 필요가 있다. 1주일에 1경기 정도는 온전히 쉬어야 한다"라고 했다. 양의지는 최근 발바닥 부상으로 몇 경기 쉬었다. 하지만, 32경기 중 30경기서 선발출전, 246⅔이닝을 소화했다. 포수 최다이닝 리그 4위. 두산이 35경기를 치른 걸 감안하면 양의지에 대한 의존도는 매우 높다. 체력적 부담이 매우 높은 포수 특성상 양의지의 체력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검증된 백업 최재훈을 적극 활용할 필요도 있다.
내야수들 중에선 김재호가 꾸준히 출전 중이다. 단 1경기 결장했고, 34경기 모두 선발 출전했다. 299이닝을 소화, 유격수 최다이닝 소화 리그 2위다. 아무래도 외야수들보다는 내야수들의 움직임이 많다. 김 감독은 "재호가 꾸준히 출전했다. 체력적으로 관리를 해줘야 한다"라고 했다. 현재 1군 엔트리에선 허경민과 양종민이 유격수로 뛸 수 있다. 특히 허경민은 공수주에서 매력이 있다.
김 감독은 "날씨가 좀 더 더워지면 주전들이 교체로 출전하고, 백업을 선발로 뛰게 하면서 체력 안배를 할 수 있다. 특히 낮 경기에는 체력적 부담이 심하기 때문에 주전들의 체력 관리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1위 등극을 의식하지 않고 철저히 장기레이스에 대처하는 자세, 고무적이고 바람직하다.
[두산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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