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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누구와 붙어도 어색하지 않다는 말, 배우로서 매력적인 말이라고 생각해요. 여자배우든 남자배우든, 케미라는게 어울림을 얘기하는 건데 연기를 할 때 엄청난 장점이잖아요."
지난 2011년 방용국의 뮤직비디오 연기를 통해 데뷔한 배우 박서준(28)은 이듬해 드라마 '드림하이2', '패밀리'를 시작으로 '금 나와라 뚝딱!', '따뜻한 말 한마디', '마녀의 연애', 킬미 힐미' 등 주로 훈훈한 드라마에서 가슴 따뜻한 남자 캐릭터로 출연해 넓은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 그가 첫 스크린 데뷔작 '악의 연대기'를 통해 스릴러 장르에 도전했다. 자신의 첫 영화 감상평에 연기적으로 아쉬움이 많이 느껴진다고 밝혔지만, 스크린 속 박서준은 강약을 조절하는 캐릭터 표현부터 아픔을 간직한 남자의 내면심리까지, 손현주와 마동석 등 배우들 사이에서 잘 표현해냈다.
"'악의 연대기'는 시나리오도 좋았고 역할도 좋았어요. 20대가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은 이 영화에서 좋은 역할이니까 당연히 욕심이 났죠. 물론 이해하기 힘든 설정이 있는 역할이었지만 제 나이 또래의 역할이었기 때문에 충분히 정당성이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해요."
'악의 연대기'는 한국의 리암 니슨이라 불리는 손현주의 새로운 범죄스릴러극으로, 최반장(손현주)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하지만 그 속에서 박서준의 존재감도 만만치 않다. 박서준은 남자배우만 출연한 '악의 연대기'에 대해 "선배님들이라서 처음엔 어려웠지만 감사하게도 적응하기 쉽게, 편하게 대해주셨다"고 말했다.
앞서 손현주는 인터뷰에서 시간약속을 철칙으로 생각한다고 밝혔고 그 외 후배들에게 연기적인 조언은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에게 까마득한 후배인 박서준 또한 "시간약속은 기본"이라며 '악의 연대기' 촬영 동안 서로 약속한 시간을 잘 지켜 빠르게 끝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극 후반부, 박서준이 표현한 차동재의 눈빛은 극의 또다른 반전으로 다가온다. 앞의 차동재가 순수하고 밝은 느낌의 20대 청년이라면 후반부 차동재는 배우 박서준에게도 도전이었고 이를 바라보는 관객들에게도 신선한 느낌을 안기기에 충분했다.
"그 장면에서는 인물의 감정에 충실해야했어요. 멀리서 클로즈업까지 들어오는데 첫 촬영부터 그 장면을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거기선 서늘함에서 오는 감정이 더 크다고 생각했고 과한 액션보다는 복합적인 심경을 표현하려고 애썼어요. 계산하려고 하면 뭔가를 더 하게 돼서, 그냥 순수하게 접근했어요."
극 후반부 차동재의 중요한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박서준은 촬영 당일 해가 질때부터 뜰때까지 감정의 선을 놓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동안 시간에 쫓겨가며 찍었던 드라마 현장과 달리 그는 첫 영화에서 더 공들여 감정 표현을 하려했고 관객들에게 잘 전달됐다.
영화를 본 관객들은 박서준에 대해 손현주, 최다니엘, 마동석 등 누구와 붙어도 자연스럽게 어울린다는 평을 했다. 특히 극에서 직접적으로 맞붙지 않는 최다니엘과도 애틋함을 자아내 눈길을 끈다.
"그런 얘기는 드라마를 할 때도 들었어요. 남자 배우든 여배우든 케미라는게 어울림을 얘기하는 건데 좋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칭찬이잖아요. 감사하게 생각해요. 엄마를 대할 때와 친구를 대할 때의 표현이 다르듯이, 그런 것들이 캐릭터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박서준은 '악의 연대기'에서 튀려하지 않았다. 원작자이자 연출자인 백운학 감독과 현장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자기만의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러면서도 작품에 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백운학 감독은 그를 처음 만났을 때 "똑똑한 배우"라고 말했고, 그의 첫인상처럼 박서준은 마지막 촬영까지 똑똑하게 임했다.
"'마녀의 연애' 촬영을 할 때 '악의 연대기' 시나리오를 보게 됐어요. 작품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했는데 감독님과 작품에서 보여줘야할 부분, 작은 신에서도 그 신에서 나타내야 하는 소목적들, 그리고 호흡에서도 줘야할 것과 받아야할 것들을 빨리 캐치해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잘 표현됐나요?"
[박서준.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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