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타율 1위 한번 잡아봐"
LG 우완 계투 정찬헌(25)을 깨운 한마디였다. 정말 귀중했던 2⅓이닝 무실점 역투였다.
올해 넥센에게 한번도 이기지 못했던 LG가 마침내 연패 사슬을 끊었다. LG는 지난 21일 목동 넥센전에서 4-3으로 승리했다. 팀의 2연패, 그리고 넥센전 5연패를 모두 끊는 귀중한 승리였다.
LG는 3-3으로 팽팽하던 7회말 선발투수 우규민에 이어 정찬헌을 마운드에 올렸다. 정찬헌은 박동원, 김하성, 이택근을 3연속 삼진 아웃시키며 폭발적인 구위를 자랑했다.
8회초 최경철의 중전 적시타로 4-3 리드를 잡은 LG는 8회말에도 정찬헌을 등판시켰다. 셋업맨 이동현을 8회, 마무리 봉중근을 9회에 연달아 투입하는 그림을 그렸겠지만 이번엔 선택이 달랐다.
선두타자 고종욱의 타구를 직접 직선타로 잡아낸 정찬헌은 브래드 스나이더를 유격수 플라이, 박병호를 유격수 땅볼로 잡고 퍼펙트 행진을 이어갔다.
LG는 1점차로 앞선 9회말에도 정찬헌을 마운드에 내보냈다. 마침 선두타자로 나온 타자는 유한준. 타격 1위에 오를 만큼 무시무시한 감각을 자랑하는 타자다.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르는 정찬헌에게 "타율 1위 한번 잡아봐"라는 강상수 투수코치의 한마디는 정찬헌을 더욱 불타 오르게 했다. 정찬헌은 유한준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다. 유격수 오지환의 호수비가 더해진 합작품이었다. 그리고 LG는 마무리 봉중근을 투입했다. 정찬헌이 아웃카운트 1개를 잡아내면서 봉중근 역시 부담을 덜 수 있었다. 결국 LG는 4-3으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 후 정찬헌은 "직구 비율을 높였다. 넥센은 워낙 힘 있는 타자들이 많아 낮게 승부하려고 했고 땅볼 유도를 하는데 도움이 됐다"라면서 "나부터 자신감 있게 들어가니까 마음이 편해지더라"며 호투의 비결로 '자신감'을 찾았다.
"내가 나오기 전에 (우)규민이 형이 던져서 상대가 헷갈렸을 것 같다"라는 그는 "7회에 하위타선을 잡고 흐름을 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팀은 아직 9위에 머무르고 있으나 앞으로 경기수 역시 많이 남아 있다. 정찬헌은 "충분히 올라갈 수 있다. 전반기까지 5할 승률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이 있다"라고 의지를 다졌다.
올해 22경기에 나와 LG 불펜투수로는 가장 많은 32이닝을 던진 그는 팀의 소금 같은 존재다. 이젠 LG의 필승조로 자리한 그의 역투가 팀의 상승세를 이끌 원동력이 될지 지켜볼 만하다.
[정찬헌.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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