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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배우 이미도를 단순히 '신스틸러'라고 부르기엔 뭔가 부족하다. 분명 개성있는 외모와 캐릭터를 지녔지만, 그 이상의 아우라가 느껴진다. 벌써 연기 경력만 10년이 훌쩍넘었지만, 올해만큼은 달랐다. 드라마에서도, 예능에서도 남다른 활약을 펼치며 주목 받았고, 앞으로도 장르불문 다방면에서의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이미도는 얼마 전 종영한 KBS 2TV 수목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극본 김인영 연출 유현기)에서 의뭉스러운 여인 박은실(박 총무) 역을 맡아 극과 극의 반응을 이끌어냈다. 자신의 탐욕을 위해 악행도 서슴지 않던 모습에서는 비난을, 끝내 자신의 실수를 반성하고 후회하며 눈물 흘리던 모습에서는 동정을 받았다. 이미도는 '착하지 않은 여자들'을 통해 섬세한 감정 연기를 펼치며 인기의 한 축을 담당했다.
"저도 이렇게까지 나쁜 악역은 처음 맡아 봤어요. 욕도 처음 먹어봐서 당황스러웠죠. 가족들이나 친구들은 저에게 댓글을 보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그런 얘기를 들으니 제가 연예인이 된 것 같았어요.(웃음) 사실은 감정 이입을 하기가 쉽지는 않았어요. 가족같은 사람들을 배신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그런데 막상 카메라 앞에 서면 채시라 선배님 눈빛만 봐도 질투가 저절로 느껴지더라고요."
'착하지 않은 여자들'은 방송 내내 줄곧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성공 비결은 다양하지만, 그 중에서도 이 드라마가 주목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화려한 라인업에 있었다. 김혜자 이순재 장미희 채시라 도지원 이하나 등 저마다 '톱'의 자리에 있던 이들이 한 작품에서 뭉친 것. 이 중 이미도는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한 김혜자의 연기를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혜자 선배님과는 영화 '마더' 때 함께 했었어요. 정말 신기했던 건 대본 리딩 전에 인사를 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선배님이 절 보자마자 제 이름까지 기억해주시더라고요. 당시 '마더'에서는 한 두 신 밖에 안 찍었었거든요. 이번에 함께 하면서 제가 옆에서 김혜자 선배님 연기하시는 걸 봤는데, 정말 차원이 달랐어요. 도저히 흉내를 낼 수 없는 수준이었죠. 아마 저는 그 나이가 되더라도 그렇게 연기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그런 이미도가 예능에서는 180도 다른 모습을 드러내 모두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KBS 2TV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레이디 액션'에서 보여준 파워풀한 모습은 액션 여배우로서의 성공 가능성을 엿보게 했다. 특히 "평소 운동을 즐겨한다"는 그녀의 말처럼, 이미도는 함께 출연한 다른 배우들과도 확연히 다른 체력과 담력을 소유하고 있어 '에이스'로 꼽히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운동을 좋아하지만, 평소 생활에서 운동을 즐기고 있어요. 예를 들어 역삼동이 집이고 압구정에서 약속이 있다면 걸어가거나 자전거를 타고 가요. 뛰어갈 때도 있고요. 가끔 인라인을 타기도 하는데, 항상 마음 속으로는 언젠가 액션을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내가 범인을 쫓는다는 생각으로 달릴 때도 있어요.(웃음) 자전거 탈 때도 일부러 한 손 놨다가 두 손 놨다가 하기도 했고요. 언젠간 써먹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죠."
그런 평소의 노력 덕분일까. 이미도는 '레이디 액션'에서 단연 최고의 '에이스'로 우뚝섰다. 무술감독과의 격투 연습에서는 여배우답지 않은 강렬한 카리스마를 발산했고, 높은 곳에서 점프를 할 때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었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 다양한 액션 과제들을 소화했고, 함께 출연한 다른 여배우들도 이미도의 액션 연기에 모두 혀를 내둘렀다.
"'레이디 액션'에서 했던 액션 연기들 다 재밌었어요. 위에서 뛰는 것도 재밌었고, 수중액션도 하면 할 수록 재밌더라고요. 특히 처음에는 합을 짜서 격투 연기를 하는 게 힘들었는데, 하면 할수록 합을 바꿔도 저절로 맞춰지더라고요. 그 과정이 무척 재밌었어요. 사실 저도 높은 곳에서 뛰어내릴 때는 조금 머뭇거리기도 했는데, 이걸 촬영이라고 생각하니까 뛸 수 있겠더라고요. 내가 적들을 물리치러 가는 것이라고 생각했죠."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를 즐겨본 팬이라면 시즌10 1회에서 등장했던 이미도를 기억할지도 모르겠다. 이미도는 당시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에 대해 "그 캐릭터가 너무 아깝다. 정말 신이 나서 연기한 캐릭터였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해보고 싶다"는 강렬한 바람을 드러냈다. 그만큼 웃기는데도 이미도는 적지 않은 욕심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미도가 지금까지 출연한 예능은 '해피투게더'가 전부였다.
"제가 흥이 많아요. 근데 짧은 시간에 그걸 다 보여주려니 뭔가 부족했죠. 편집도 많이 됐고요. 솔직히 제가 예능감이 있는 편이에요. 그런데 예능 섭외가 안 오네요. 곧 들어오겠죠?"
[배우 이미도. 사진 = 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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