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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엄마 같은 분이에요. 절 다시 태어나게 해주셨거든요."
'막장계 대모'란 불명예 타이틀의 임성한 작가. 남들이 아무리 깎아내릴지언정 배우 박하나에게 만큼은 평생 갚을 수 없는 빚을 진 은인이다.
MBC 드라마 '압구정백야' 여주인공 백야 박하나는 열여섯 어린 나이에 아이돌 연습생 생활을 시작해 서른 살이 되어서야 비로소 대중에 이름 세 글자를 알렸다. 자신을 여주인공으로 파격 발탁해준 임 작가가 "제 인생을 바꿔주셨어요"라고 한 박하나다.
임 작가의 대본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의상부터 머리 모양까지 지문에 사소한 것까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상세하게 나열돼 있다. 이를 어겼다가는 임 작가의 불호령을 각오해야 하는데, 주인공이라도 박하나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하지만 "혼난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라는 박하나. 생각해 보면 엄격한 임 작가를 '엄마'라고 여길 수 있는 것도 애당초 임 작가의 마음에 차지 못했다면 꿈도 못 꿨을 일이다.
첫 촬영 직전에야 합류했다. 시청자들도 반신반의한 주인공이다. 못된 시누이 연기가 워낙 실감 나 방송 초반 반응은 '밉상이다' 일색이었다. 외모를 지적하는 댓글도 많았다.
연기력을 인정 받은 게 겨우 65회가 되어서의 일이다. 백야가 친모 서은하(이보희)와 그동안의 울분을 토해내며 치고받았던 순간. 한 회 통으로 두 배우의 대사만으로 채운, 한국 드라마 역사상 전례 없던 방송이었다.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베테랑 이보희에 밀리지 않은 박하나의 연기력도 그제야 시청자들 눈에 들어왔다. 칭찬한 인색한 임 작가는 그 방송 후 박하나에게 연락해 한 마디 했다. "잘했어. 예뻐!"
무명의 신인을 과감하게 발탁하는 능력만큼은 이견 없는 임 작가의 공로다. 이번에는 박하나란 진주를 찾아냈으니 임 작가의 눈썰미는 은퇴하는 순간에도 결국 들어맞은 셈이다. 박하나는 "작가와 배우 사이를 떠나서 평생 뵙고 지내고 싶어요"라고 했다.
(백야 아닌 박하나에 대한 이야기는 인터뷰③에서 계속됩니다)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MBC 방송 화면 캡처]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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